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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4·3 71주년을 앞두고 희생자 및 유족 5081명이 추가로 인정됐다.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위원회는 그제 중앙위원회를 열어 희생자 130명과 유족 4951명 등 모두 5081명을 희생자와 유족으로 결정했다.

　이로써 현재까지 제주4·3희생자로 인정을 받은 인원은 1만4363명, 유족은 6만4378명에 이른다.

　이번 심사는 지난해 4·3 70주년을 맞아 추가신고가 된 2만1392명의 희생자 및 유족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들 가운데 23.8%가 희생자와 유족으로 확정된 셈이다.

　희생자로 인정된 피해자 가운데는 사망자 78명과 행방불명자 24명, 수형자 19명 등이 포함됐다. 특히 수형자 중 2명은 지난 1월 제주지법의 수형인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피해자들이어서 의미가 크다.

　4·3 71주년을 앞두고 추가 희생자와 유족이 결정돼 그나마 다행이지만, 심사 속도가 더디다는 지적이 많다.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당한 도민들 가운데 생존자들이 상당수 고령이어서 심사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평생 가슴에 한을 응어리로 담고 살아온 사람들에게 피해를 인정해 주고 명예회복과 그에 합당한 배·보상을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순서다.

　지난 2006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위령제에 참석해 “국가권력의 잘못에 대해 유족과 도민들에게 진심으로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직접 ‘국가 공권력에 의한 무고한 양민들의 희생’으로 4·3의 성격을 분명하게 규정한 만큼 희생자 및 유족 결정과 보상을 미룰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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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까지 도민들의 기대만큼 4·3 후속처리가 속도를 내지 못하는 데는 4·3특별법 개정안 처리가 늦어지는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2000년 제정된 4·3특별법은 현재진행형으로 남아 있는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한 법률적 근거다.

　여기에 미흡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보완하기 위해 2017년 오영훈·강창일 의원 등이 개정안을 발의해 국회에 계류중이다.

　최근 4·3당시 억울하게 군·경에 체포돼 군사재판을 받아 옥살이를 한 생존 수형인들에게 무죄선고가 내려진 것처럼 불법 군사재판에서 이뤄진 결과를 무효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특히 희생자와 유족들에게 국가가 배·보상을 해 주도록 하는 조항도 신설돼 4·3의 완전한 해결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는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4·3 및 희생자를 왜곡하거나 비방하는 것을 금지하고 국가차원의 교육을 시행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현재까지 국회 소관 상임위인 행정안전위의 법안심사소위에서 발이 묶여 진척이 없다. 일부 야당이 낡은 이념적 잣대로 4·3을 재단하면서 개정안 처리에 어깃장을 놓은 데다 여당도 다소 미온적이었기 때문이다.

　다행인 것은 4·3특별법 개정안 처리에 대한 도민들의 열화같은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분위기가 긍정적이라는 점이다.

　내달 1일 열리는 행안위 법안심사소위에서 안건으로 다뤄질 예정이어서 관심이 높다.

　미완의 상태로 71년을 끌어 온 4·3의 완전한 해결은 4·3특별법 개정으로 본 궤도에 오를 수 있다. 4·3 71주년을 앞두고 제주도민들은 국회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