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자진사퇴한 후, 지난달 31일에는 국토부 장관 후보자 최정호는 자진사퇴를, 과기부 장관 후보자 조동호는 청와대가 지명철회했다.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및 후보자 검증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들의 중대성을 보건대 야당의 정치적 공세와 싸늘한 국민여론을 덮고서 임명강행하기에는 부담이 컸기 때문일 것이다.

　더욱이 청와대는 낙마한 후보자들에 대해 7대 배제 기준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주택 보유와 꼼수 증여 등의 부동산 투기의혹, 자녀의 호화 유학생활 지원, 부실학회 참석 등 7대 배제 기준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사실과 의혹이 불거져 나왔는 데도 지명절차에서 배제 기준에는 어긋나는 문제가 없었으나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고 해명하면서 청와대 인사검증의 한계를 호도하고 있다. 천정부지로 치솟던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 주거를 위한 주택구입만을 강력히 당부하며 금융과 세제를 강력히 규제하면서 정부정책을 공표하던 ‘입’이 됐던 대변인은 오히려 부동산 불패신화를 몸소 실천했고,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정책을 펴야 할 장관후보자는 허술한 변명으로만 다수의 부동산을 보유하게 된 경위를 해명하면서 그저 ‘송구스럽다’라고만 재연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행보가 계속된다면 공정하고 공평한 사회를 약속한 문재인 정부의 기조에 정면으로 어긋날 뿐만 아니라, ‘촛불정권’으로 스스로 정당성을 부여하던 현 정부의 향후 국정운영 정책에 대한 국민신뢰를 실추시킬 뿐이다.

　청와대는 진심으로 국민에게 사죄하고, 표리부동한 인선이 되지 않는 인사검증체제를 확실히 재정비함으로써 성난 민심을 조속히 잠재워야 한다. 엄격함은 국민보다 고위직 인선에서부터 시작돼야 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