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일은 2008년 UN총회 만장일치로 결의한 세계 자폐인의 날이다. 자폐성 장애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자폐인과 가족이 우리 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사회적 인식을 조성하기 위해 자폐인의 날로 지정되어 올해 12회째를 맞고 있다. 세계 자폐인의 날에는 전 세계의 지역 명소(Land Mark)가 자폐인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상징하는 블루라이트 캠페인을 진행하는데 제주 역시 시청 어울림 마당에서 줄 곳 함께 해왔다.

　행사주제인 ‘파란빛을 밝혀요’는 자폐인의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계기 마련과 함께 사회가 자폐스펙트럼 증후군 장애를 인식하고 이해할 수 있는 기점이 되어야 한다는 소망에서 매년 파란빛을 밝히는 명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늘 자폐성 자녀의 그림자처럼 함께하는 부모님들은 “자식보다 하루만 더 살게 해 주세요”라는 소원을 빈다. 이제는 더 이상 이런 소원을 빌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오도록, 제도적인 지원과 사회적 관심이 절실히 요구 있다. 이런 우리의 작은 관심과 따뜻한 격려가 자폐성 장애인과 가족에게는 큰 힘을 줄 수 있다는 희망이 가장 큰 이유이다.

　아직도 우리사회는 자폐성장애인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도내에서도 제주 전체 장애인의 약 10% 정도가 자폐성 장애인인 부분을 감안하면 쉽게 우리 이웃에서 볼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기에 누구나 사회의 일원으로 공감할 수 있는 공익광고 형태의 콘텐츠를 통해 자폐인의 이야기를 우리 사회에 들려줄 필요가 있다. 이런 과정 속에서 장애인은 무섭고 낯선 존재가 아니라 다르지만 다르지 않는 삶을 살아가는 존재로 인정할 줄 아는 우리들의 인식변화가 일기 때문이다. 더불어 행정에서는 지속적인 정책개발과 사회공존의 지속성을 담보해야 할 것이다.

　제주도에서 조례를 통해 장애인 문화예술 활동지원이라든가 발달 장애에 대한 권리보장과 지원에 대한 규정을 명시하고 있지만 녹록치 못한 현실에 안타깝기만 하다.

　가장 먼저 가장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정책으로는 치료의 목적이든 재능의 목적이든 이들이 활동할 수 있는 문화예술 활동 정책 마련이다. 문화예술 활동은 장애이든 비장애이든 삶에 대한 의미부여와 마음의 치료에 탁월한 기회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이미 다른 지역에서는 청각이 예민한 자폐인의 특성을 살려 합창단을 운영한다던가, 자폐 청년으로 구성된 아이돌그룹을 만들어 무대에 올린 결과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았던 사례들이 속속들이 나오고 있다. 이런 정책들이 장애에 대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문화 조성에 기여할 수 있고 문화예술 활동을 통한 탈시설이 현실화되면서 부모사후의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고 본다.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물론 제주는 성장의 불편함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 우리 제주가 먼저 상생, 공존의 의미를 자각하는 건강한 사회조성을 주도할 필요가 있다.

　이번 자폐인의 날을 기회로 비장애인과 더불어 자폐성장애인들이 함께 웃는 파란빛으로 물든 제주를 꿈꿔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