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들이 국제선을 늘리기 위해 제주노선 등 국내선 운항편을 줄였다. 해외로 나가는 관광객이 늘어나자 수익성이 좋은 국제선 운항을 선호한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는 국내 관광객의 편의부터 도모해야 할 항공사의 도리에 어긋난다. 최근 하계기간(3월 31일~10월 26일) 국내선 정기편 항공운항 일정표를 인가하면서 국내선 항공편수를 감편할 수 있도록 한 국토교통부의 잘못도 크다. 제주노선 정상운항을 전제로 국제선을 늘리도록 했어야 했다.

　특히 봄·여름·가을은 최대 제주관광 성수기다. 항공편을 증편하지는 못할망정 감편하다니 이런 배은망덕이 없다. 항공사별 매주 제주노선 감편은 대한항공 15회, 제주항공 14회, 진에어 14회 등 총 43회에 이른다. 이로인해 공급좌석은 1만3746석이나 줄어든다. 지난해 하계기간과 비슷한 형태라지만 관광객들만이 아니라 도민들도 다른 지방 나들이에 많은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특히 대한항공과 제주항공은 제주노선을 기반으로 크게 성장한 항공사들이다. 대한항공은 해외관광이 자유화되기 전 주요 항공노선이 제주였고 여기에서 많은 수익을 창출했다. 더구나 제주항공은 제주도가 공동 출자한 제주도민의 항공사나 다름없다. 하지만 근년들어 제주노선 및 제주~국제선보다 서울~국제선 운항에 더 눈독을 들이고 있다.

　물론 국제선 항공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국제선을 다양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제주노선 운항 편수를 줄여가면서 투입하는 것은 제주관광은 타격을 입어도 괜찮다는 논리와 다를 바 없다. 항공사들은 제주노선 감편 운항을 밥먹둣이 할 게 아니라 항공기를 추가 도입해 제주노선과 국제선 양쪽 모두 늘어나는 항공 수요를 충당하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