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제71주년 4·3희생자 추념일이다. 71년 전 무고한 수 많은 양민들이 이념의 이름으로 영문도 모른 채 목숨을 잃었다. 당시 제주도 인구의 약 3분의 1인 3만명(추정)이 국가 공권력에 의해 희생됐으며, 대부분 중산간 마을이 불에 타 잿더미가 됐다. 김대중 정부에 의해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고, 2014년 4·3사건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됐지만 오랜 세월 유족들의 가슴에 맺힌 한을 풀어줄 완전한 해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서도 최근 모두 5081명(희생자 130명, 유족 4951명)이 4·3희생자로 추가 인정돼 다행이다. 하지만 추가 신고자 중 3800여명은 미결정 희생자 및 유족으로 남겨졌다. 정부는 이들에 대해서도 조속한 심사를 통해 동일한 예우를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희생자 명예회복과 피해자 및 유가족 배·보상, 지속적인 유해 발굴, 그리고 트라우마치유센터를 설립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아직도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억울한 사람들을 하루 속히 희생자 명단에 올려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70주년 4·3 추념식에 참석해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흔들림 없이 나아갈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피해자 등에 대한 배·보상 지원은 야당의 비협조로 제때 이뤄지지 않았고 심사 지연으로 추가 피해자 인정도 지연되고 있다. 내일 제주4·3평화공원에서 열리는 추념식에 참석 예정인 이낙연 국무총리와 여야 지도자들은 말 그대로 ‘제주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초당적으로 협력할 것을 약속해야 한다. 아울러 도민들도 오전 10시 4·3희생자 추모 묵념 사이렌이 울리면 경건한 마음으로 추모 대열에 동참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