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관광의 외화내빈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관광객은 늘고 있으나 씀씀이는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 1인당 평균 지출 경비가 51만5825원으로 전년에 비해 4.5%나 감소했다는 제주관광공사의 ‘2018년 제주도 방문 관광객 실태조사’ 결과는 깊은 우려를 갖게 한다. 더구나 관광객의 경비 지출 감소 현상은 작년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3년간 이어졌다. 2016년 59만2461원에서 2017년 54만307원으로 5만원이나 줄어든데 이어 작년에도 2만4482원이나 격감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제주관광은 말 그대로 속빈강정이 되고 말 것이다. 관광객수에 집착한 관광정책이 계속되는 한 고소득을 누리는 고품질 관광은 기대할 수 없게 된다. 관광객이 지갑을 열지 않는 것은 소비 욕구를 충족할 관광상품이 다양하지 않기 때문이다. 관광객들의 평균 지출 내역은 이를 잘 말해 준다. 전체 비용 중 식음료비 27.2%, 항공 및 숙박료가 24.7%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관광지의 주 소득원인 쇼핑비는 겨우 12.2%에 지나지 않았다.

　하와이가 관광지로 높은 소득을 누리는 것은 관광객수가 많아서가 아니라 다양한 관광상품으로 질적관광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관광에 편중하지 않고 휴식·휴양관광과 바다와 숲 등 체험·힐링관광 및 세미나 등 학술회의를 겸한 관광과 쇼핑관광에 집중하고 있다. 연간 관광객이 1000만명(지난해 995만영)이 안 되는데도 많은 관광소득을 얻고 있다, 연간 관광객 1500만명이 중요한 게 아니라 1000만명이 오더라도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제주관광지로 만드는 일이 시급하다. 오히려 관광객을 적정화하는 것이 자연환경 훼손을 막고 쓰레기를 줄여 지속 가능한 관광지로 가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