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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일한’ 그대들, 제주로 오라!
정희성  |  농부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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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4.09  17:3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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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벚꽃축제가 끼어 있던 4월 초순에 서울 지인들이 제주에 왔다. ‘열심히 일한’ 자신들을 위로하기 위해 마라도에 다녀오는 여정이었다.

 하룻밤 동숙하며 여행담을 들으니, 마라도 언덕배기에 팔베개를 하고 누워 넋 놓고 볕을 쬐다가 깜빡 배를 놓칠 뻔했다는 얘기에 그만 웃음이 비어져 나왔다. 왕벚꽃이 흐드러진 풍광을 배경으로 추자도산 삼치회를 놓고 한담을 나눈 자리에서 우리는 마침 4·3을 얘기했다. 71년 묵어도 온전히 씻기지 않은 한과 설움, 침묵의 세월이 조금씩 위로받고 치유되기를 바라온 저간의 안간힘들을 얘기했고, 현재진행형인 4·3의 의미가 2019년 제주에서 4월을 보내는 우리에게는 어떤 의미여야 하는가도 조심스럽게 얘기했다.

 지인들은 손쉬운 탈것인 렌트카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했다고 했다. ‘느림느림’의 속도로 이동하는 중산간 읍면순환 버스에서 내려다보는 4월의 제주풍경은 눈높이가 다른 까닭에 더욱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고 한다. 자동차의 낮은 시야에서는 보이지 않던 한라산의 웅자가 어디에서든 다 눈에 잡히는 것도 신기했다고 한다.  ‘제주여행은 걷기 아니면 버스여행이 최고!’라고 추임새를 넣었다. 버스 카드 하나면 사통팔달 교통망을 활용해, 생태와 역사와 문화까지 다 만나는 삼박자 종합여행선물세트를 만끽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 그러면서 때를 놓칠세라, 이즈음엔 ‘문화관광’도 제주 여행의 백미임을 역설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제주 여행객들에게 실시간 문화정보를 전달해 주는 플랫폼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제주 문화예술가들이 공들여 창작해내는 다양한 장르의 전시며 공연예술이 ‘문화관광’이라는 테마로 널리 알려지기를 희망하기에 아쉬운 부분이다.

 문화관광은 또 다른 감탄과 감격을 선물하는 잔치마당이다. 제주 문화예술가들이 제주의 자연과 역사, 현재성을 어떻게 해석하고 창조해내는가를 만나는 일은 특별한 재미와 감동을 얻기에 충분하다.

 마침 제주현대미술관에서 4월 2일부터 6월 23일까지 ‘제주자연 2019-공존의 이유’라는 색다른 테마를 전시중이다. 박훈일, 이다슬, 박선민 등 3인 초대전의 성격인데, 박훈일의 사진작품은 흑백 모노톤으로 눈 내리는 절정들을 담아 보는 이를 몽환적 사유의 세계로 이끌고 있다. 박 작가의 유별난 작품세계와 맞닥뜨리곤 ‘오래도록 잊었던 눈물’을 소환했다. 벚꽃 꽃비가 내리는 계절에 산화공덕마냥 눈꽃이 분분한 작품 앞에서 그만 눈물이 비어져 나왔던 것이다. ‘예술작품’이 슬쩍 감동의 신경돌기를 자극해 준 덕에, 다른 빛깔의 치유와 위안을 선물받은 것이리라.

 그러니까 ‘실컷 울고 가는 여행’도 꿈꿀 만하다. 생태든 역사든 문화든 제주여행에서는 ‘울 일’이 많다. 아니 ‘열심히 일한’ 그대들이 제주에 오거든 그랬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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