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는 전국에서 가장 생활쓰레기에 취약한 지역이다. 연간 1500만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들어오는 괸광지이다 보니 그에 비례해 쓰레기가 양산될 수밖에 없다. 어찌보면 70만 도민이 넘치는 쓰레기 사태의 원인 제공자처럼 억울한 누명을 쓰고 있는 셈이다.

　제주시는 최근 20일동안 생활폐기물 불법 투기 단속을 벌여 63건(과태료 739만원 부과)을 적발했다고 한다. 연말에 이르면 작년 한 해 적발돤 550건을 웃돌지도 모른다. 솔직히 50만명이 사는 제주시에서 이 정도의 쓰레기 불법 투기 행위는 많은 편이 아니다. 하지만 쓰레기 불법 투기는 민주시민이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수칙에 어긋난다. 모두가 단 1건의 불법 투기도 발생하지 않도록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야 한다.

　더욱이 쓰레기를 불법 투기하지 않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일도 중요하다. 주택가가 아닌 외곽지역 곳곳에도 클린하우스 시설을 확충하면 길가나 하천에 쓰레기를 무단 투기하는 행위가 줄어들 것이다. 관광객들이 무심코 관광지 주변이나 길가에 버리는 쓰레기도 적잖을 줄 안다. 주민에 치우친 쓰레기 무단 배출 금지 정책을 관광객들에게 집중 홍보하고 협조를 당부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쓰레기 수거 정책도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쓰레기를 필리핀에 수출했다가 반송돼 국제적 망신을 당하면서 주민들에게만 쓰레기 무단 투기를 단속하고 무거운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지자체부터 쓰레기를 합법적으로 처리하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