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립유치원 비리 파문이 사회적 이슈로 등장하면서 대안으로 협동조합형 유치원에 관심이 뜨겁다. 협동조합형 유치원이란 교사와 학부모가 주축이 되어 사회적협동조합을 결성하여 유치원을 설립하여 운영하는 것이다. 사유재산이라는 인식이 강한 사립유치원의 현실에서 ‘함께 키운다’ ‘함께 공유한다’는 개념은 제왕적 구조의 교육 리더십에 변화를 줄 수 있다. 또 교육?급식?안전?회계 등 유치원 운영을 학부모인 당사자들이 직접 하면서 투명성과 공공성을 강화할 수 있다.

협동조합형 유치원 설립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화성 동탄이다. 화성 동탄은 사립 유치원 비리 파문의 중심에 있는 지역이다. 화성 동탄에 있는 유치원들 중 일부 유치원의 교비 부정사용내역을 보면 루이비통 명품가방 등 백화점 쇼핑과 노래방, 미용실, 원장 아파트 관리비, 벤츠 등 차량유지비, 숙박업소 등과 심지어 성인용품 등에 교비를 사용했다. 심지어 어떤 유치원에서는 썩은 감자를 먹이기도 했다.

이와 같은 교비부정사용과 아동학대에 공분한 화성 동탄 유치원생 학부모들은 협동조합형 유치원을 설립해 직접 학부모들이 유치원을 운영하겠다고 나서게 되었고 이재정 경기도교육청 교육감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협동조합형 유치원 설립이 가시화되었다.

외국의 사례를 보면 이탈리아 북부지역 레지오 에밀리아 로마냐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종결 후 학부모와 주민들이 협동조합 방식으로 유치원을 짓기 시작했고 이런 노력은 교육개혁을 목표로 하는 교사들과 결합되어서 유아교육 분야에서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학교 10곳의 하나로 선정되었다.

제주도의 사립유치원도 예외는 아니다. 도내 한 유치원의 경우 모녀지간인 원장과 교무부장이 공동 소유한 토지에 천연잔디와 운동기구를 식재·설치하고 임대료 2000만원을 원장 개인 통장으로 입금했다가 적발돼 시정, 회수 조치가 됐다.

이런 분위기속에서 2018년 10월부터 제주국제대학교 유아교육과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협동조합론 과목이 개설된 제주국제대학교 핀텍경영학과가 유치원협동조합 설립실무업무를 추진하고 있고 유아교육학과가 커리큘럼 및 유치원 운영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명칭은 (가칭)탐라숲유치원협동조합이고 이사장(한민기업 한상훈 대표이사)이 선출되어 있으며 발기인이 10명이 확정되어 있다. 앞으로 40명의 설립동의자를 모집해서 사회적협동조합 유치원 인가를 받을 예정이다.

문제는 학부모들의 출자금이다. 현재 탐라숲 협동조합형 유치원의 출자자는 50명으로 예상하고 있고 출자금은 1인당 5000만원선이다. 유치원 부지를 매입하고 유치원건물을 건축하기위해서 약 25억원의 예산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 2월 23일 제주국제대학교 유아교육과, 제주국제대학교 핀텍경영학과, 탐라금융포럼이 공동으로 주최한 (가칭)탐라숲유치원협동조합 설립을 위한 세미나에서 학부모들의 출자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 제주지역에 사회적금융을 조성해보자는 공론화가 이루어졌다.

서울 동작신협의 상품 중 ‘사회적경제활성화대출’ 상품이 있는데 협동조합이나 사회적기업을 대상으로 저리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제주지역에서도 신협을 중심으로 사회적금융이 조성되어서 유치원협동조합 조합원들의 부담이 덜어진다면 1호 유치원협동조합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