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문제에 대한 원희룡 도지사의 입장이 상당히 공세적으로 돌아섰다. 지금 진행 중인 제주도의회 임시회의 도정질문에 대한 답변에 나선 원 지사를 보면 도민사회에서 제기되고 있는 제2공항에 대한 신중론에 대해 일종의 거부감까지 드러내고 있다.

　마치 제2공항에 자신의 정치적 운명을 건 것 마냥 거침없는 언사로 도민들을 당황스럽게 한다.

　그제 도의회에서 원 지사는 “제2공항은 후세대에 대한 사명감을 가지고 모든 행정적, 인간적 능력까지 동원해 완수해 나갈 것”이라고 의원들의 질문에 답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가 제2공항을 안할 것이라면 안한다고 얘기해야 한다”고도 날을 세웠다. 공론조사에 대해서도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을 확인했다. 공론조사를 할 경우 국토부가 해야지, 제주도가 하는 것은 무책임을 강요하는 것이어서 불가하다고 거듭 천명했다.

　제2공항 문제는 처음 후보지가 발표된 2015년 11월부터 제주사회의 최대 갈등 현안으로 이어지고 있다.

　후보지 선정 과정에 대해 제기되는 의혹도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성산지역으로 하기 위해 필요한 내용들만 추려 타당요건들을 만든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그래서 사전타당성 용역에 대한 검토위가 구성돼 일련의 의혹들에 대해 검증이 이뤄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원 지사가 돌연 강경한 입장으로 선회, 제2공항 건설을 마치 후세를 위한 ‘역사적 대업’인 것 마냥 강요하는 것은 온당한 자세가 아니다.

　자신은 제주의 미래를 걱정하는 ‘선(善)’이고, 다른 쪽은 맹목적인 반대를 하는 ‘악(惡)’으로 나누는 이분법적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라면 시대착오적인 접근이다.

　그의 말대로 제2공항은 제주의 미래가 걸린 중차대한 사업이다. 추호의 의혹도 없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만에 하나, 자신의 정치적 행보와 연결시켜 이 문제를 풀어가려 한다면 그에 합당한 책임도 염두에 둬야 한다.

　원 지사가 제2공항 문제에 대해 ‘오기(傲氣)의 진격’을 하는 게 아닌지 걱정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