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주특별자치도의회에서 심사가 보류되었던 ‘제주특별자치도의 제주개발공사 제4차산업혁명펀드 출자동의안’이 임시회에서 통과됐다. 매우 환영할만한 소식이다. 제주의 미래유망산업 발굴과 도내 4차산업 기반 구축 및 중소·벤처기업의 성장 지원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도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 공공이익을 추구하겠다는 매우 바람직한 취지다. 그러나 과거사례에 비추어 보았을 때 우려스러운 일이 있다. 그것은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의욕을 가지고 2006년에 조성된 50억원 규모의 제주벤처펀드의 초라한 성적표다. 2006년 제주벤처펀드가 실패한 이유를 필자는 제주지역에 특화된 자산운용사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제주지역 현실에 맞는 자산운용회사를 설립해 단순 투자뿐만이 아니라 한국엔젤투자지원센터에 있는 TIPS(Tech Incubator Program for Startup korea)와 같은 방식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TIPS는 투자를 받은 기업을 TIPS 타운이라는 곳에 입주하게 하여 투자자들이 투자받은 기업에게 기획, 개발, 자금, 경영에 대한 실전 교육을 시키면서 기업을 일정한 궤도에 올려주는 것이다.

　과거에도 가칭 제주투자은행, 가칭 제주자산관리신탁공사 설립 등 제주지역에 특화된 투자기관을 만들고자 하는 많은 시도가 있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필자가 판단하기에는 설립에 실패한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구호는 거창했으나 경험이 있는 전문가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3월 23일 제주국제대 핀텍경영학과 주최로 가칭 제주자산운용사 설립을 위한 주제를 가지고 개최된 세미나는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세미나에서는 경험 있는 펀드매니저 유치 가능성, 펀드 유치 가능성, 가칭 제주자산운용사가 도민의 눈높이에 맞는지 여부, 가칭 제주자산운용사의 흑자 가능성, 도민에게 수익환원 방안, 펀드자금모집 방안, 투자자의 투자리스크 관리 방안 등 실전에 필요한 내용들이 논의되었다.

　우선 펀드매니저 유치가능성은 금융위로부터 인가받은 사단법인 탐라금융포럼이 구축해놓은 인맥 풀을 통해서 충분히 가능하다는 결론이다. 또 제주도내 예금 중 60%가 제2금융권 예금으로 중수익을 추구하는 자금인바 리스크를 선순위, 중순위, 후순위로 구분해 제주도민들에게 선택권을 제공한다면 펀드조성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또 가칭 제주자산운용사가 제주도민의 눈높이에 맞는지 여부는 그동안 제주지역에 제주벤처펀드가 조성된 실적이 있고 제주프로젝트 파이낸싱과 제주투자은행 설립 등에 대한 논의가 진행돼 왔기 때문에 제주도민들도 학습효과 축적돼 있어 적당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가칭 제주자산운용사가 설립되었을 때 흑자가능성은 제주지역에 유일한 자산운용사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독과점적 영업을 할 수 있어서 가능하다고 보고 있으며, 제주도민에게 수익환원방식은 가칭 제주자산운용사에 투자하는 방법과 펀드에 가입하는 방안이 있었다.

　제주도가 제주지역 사업을 위한 자금조달방식을 과거의 대출방식이 아닌 펀드라는 신기법의지분투자방식을 통해서 시도하고자 한다면 제주지역에 특화된 자산운용사가 있었어야 한다는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인 것을 추진주체들은 인식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