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농업인들에게 지난해는 최악의 해였다. 대부분 농가소득도 줄고 빚도 늘어 이중고를 겪었다. 2017년 전국 첫 5000만원을 돌파한 제주 농가당 평균 소득 5292만원은 1년 만에 4863만원으로 곤두박질쳤다. 농가당 평균 빚도 7459만으로 전년보다 무려 14.3%나 급증했다. 농가당 평균 빚이 7000만원을 넘긴 곳은 제주가 유일하다.

　더구나 제주 농가당 평균 빚은 전국 평균 3326만원보다 두 배 이상 많아 심각성을 더해 주고 있다. 가장 이상적인 농업은 소득이 늘고 빚이 줄어드는 것이다. 동시 충족이 어렵다면 소득이 늘든지 빚이 줄든지 해야 한다.

　농가소득은 농산물 가격이 어떻게 형성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지난해 제주농업은 감귤 등 과수 수입만 24.6%나 크게 늘었을 뿐, 채소·화훼 및 잡곡·두류 등 대부분 작물 소득은 크게 줄었다. 특히 조생양파·양배추·월동무 등 주요 채소류는 가격 폭락으로 손해 보는 농사를 했다.

　농업소득 감소는 한파, 가뭄, 풍수해 등으로 인한 농산물 생산 감소 또는 폐작과 과잉생산이 주된 원인이다. 이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더구나 적정생산은 제값을 받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기상재해는 불가항력적인 면이 있지만 농작물은 수요를 예측해 적정량을 생산할 수 있다. 주먹구구식 농업이 과잉생산을 부추기고 있다.

　원희룡 도정은 지역별, 농가별로 적합한 작물재배를 권장하고 적정생산을 적극 유도해야 한다. 올해 소득이 좋았던 작물을 내년에도 다 같이 재배하면 과잉생산은 불을 보듯 뻔하다. 농업인들도 적정생산을 위한 당국의 작물재배 지도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안정적인 소득과 늘어나는 부채를 줄이려면 적정량을 생산하는 방법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