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통계청이 실시한 1970년부터 2015년까지의 ‘농림어업총조사’ 분석결과에 따르면 온난화에 따른 기온 상승으로 감귤, 사과, 복숭아, 포도 등의 주산지가 서서히 ‘북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감귤의 경우 이런 추세라면 2060년경에 동해안 일부 지역에서만 재배 가능할 것이라고 한다. 이처럼 감귤, 사과 등 국민과일의 대다수가 그 생육기간 중 기온 상승으로 주산지의 지도(地圖)가 새롭게 그려져야 상황을 맞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전국 연평균 기온이 13.1도로, 1973년 12.4도보다 0.7도 상승했다. 제주는 기온이 1.1도 올라 전국에서 그 상승폭이 가장 컸다. 이는 수도권 0.9도나 강원권 0.9도 상승폭에 비추어 제주지역은 지난 44년 동안 1도 가까이 상승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 같은 기온 상승은 21세기 후반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즉, 2071~2100년 연평균 기온은 2011~2016년의 11.4도 수준에서 16.7도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한다. 이는 사실상 강원 산간 지역을 제외하고 우리나라 전역이 아열대 기후권역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을 은연중 방증(傍證)하는 것과 같다.

　물론 이런 예측전망은 경제 발전에 따라 현재의 예측추세대로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는 물질, 즉 온실가스(GHGs: Greenhouse Gases) 배출이 확대되고, 그 저감 정책이 큰 효과가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한 가상 시나리오다. 지구온난화는 대기 중의 온실가스 농도가 증가하면서 온실효과가 발생하여 지구 표면의 온도가 점차 상승하는 현상이다. 예컨대 그 주범은 이산화탄소(CO₂), 메탄(CH₄), 아산화질소(N₂O) 등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기온 상승 추세가 지속되는 경우 덩달아 주요 농작물 재배 주산지가 제주를 비롯한 남부지방에서 서서히 충북, 강원지역 등으로 북상할 수밖에 없다. 예컨대 사과의 경우 1980년대 전국에 걸쳐 재배됐으나 최근에는 경북, 충북, 충남 등 일부 지역으로 재배면적이 집중되고 강원 산간 지역까지 재배단지가 확산되고 있다. 2090년경에는 사과 재배 가능지가 급감하는 가운데 강원 일부 지역에서만 재배 가능해질 전망이다. 복숭아는 1990년 이후 경기, 충남에서의 재배 면적이 급감하는 가운데 충북, 강원, 경북지역 에서는 상대적으로 증가추세이다. 포도도 경기 가평, 화성, 포천, 강원 영월, 경남 거창 등 생육기 중 기온이 서늘한 곳을 중심으로 그 재배 면적이 증가되는 추세다.

　그렇다면 대표 국민과일이자 도민의 주 소득원천인 감귤재배 상황은 어떻게 변할 것인가? 감귤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그 주된 재배지가 제주권역으로 한정되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 재배 가능지역이 점차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현재 경기 이천, 충남 천안지역에서도 감귤재배가 실제로 이뤄지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2060년경에는 한계선이 급상승해 강원 해안지역에서도 재배 가능하게 될 전망이다. 이런 우려스런 상황은 전혀 간단해 보이지 않는다. 특히 아열대 기후에 적합한 감귤은 앞으로 전국 어디서든 재배 가능할 것이라는 예측과 맞물리면서다. 그럼에도 제주농정은 감귤산업의 미래 위기 대처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고 있다. 제3기관의 예측전망을 토대로 대체작물 재배 가능성 등을 담은 종합대책도 크게 드러나 있지 않다. 이점이 매우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