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
오피니언의정칼럼
더 늦출 수 없는 일제 식민 잔재 청산
송창권  |  제주도의회 의원 / 교육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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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20  17: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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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2일 오후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사당 도민의 방에서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일제강점기 식민 잔재 청산에 관한 조례제정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 공청회는 조례 제정 과정에서 탁상조례가 아니라 학교 현장에 잔재해 있는 일제 식민 유산에 대해서 교육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일제 식민 잔재란 8·15광복 이후 우리 사회에 남아 있는 친일의 역사로 인해 아직 청산하지 못한 일제의 유산을 말한다. 이러한 식민 잔재는 우리의 정치·경제·사회·문화·교육 등의 구조와 제도, 관습과 의식 속에 남아있는 유·무형의 부정적 요소를 일컫는다. 식민 잔재 중에 가장 심각하며 교묘히 우리를 혼돈에 빠뜨리는 것은 법·제도·의식 등 우리의 관념체계 속에 남아있는 것들이다.

 조례 제정을 서두르는 이유도 더 이상 지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해방 이후 74년이나 흘렀는데도 식민 잔재가 방치되거나 오히려 활용됨으로써 우리 사회 여러 분야에서 정체성 없이 혼미한 상태에 있게 되었다. 냉정하게 되돌아보면 안타깝게도 현재 우리나라 교육계의 각종 의례나 제도, 교과 내용 등에서 일제강점기 황국신민을 양성하던 획일적인 식민지 교육체계를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

 그 당시 친일인사가 관여한 교가, 방위 개념이 들어간 교명, 가이즈카 향나무 교목, 공덕비 등 학교 시설물과 훈화와 훈시 등의 학교문화 영역에서 일제 식민 잔재들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더욱 우려하는 것은 앞서 제시했던 유형의 식민 잔재가 아니라 일제강점으로 우리 민족에게 이식된 일본 제국주의 문화이다. 이러한 식민 잔재는 관료주의가 팽배한 교육행정체제 속에 깊게 박혀 있고, 상명하달식의 관행이 교육계에 남아 있어 제주교육 발전을 방해하고 있다고 본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1100주년 기념사에서 친일 잔재 청산은 우리가 너무 오래 미뤄둔 숙제라며, 잘못된 과거를 성찰할 때 비로소 함께 미래를 향해 갈 수 있다고 했다.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이야말로 후손들이 떳떳할 수 있는 길이며, 민족정기 확립은 국가의 책임이자 의무라고도 했다.

 마침 이석문 교육감은 학교 및 교육기관의 민주주의를 확대하고 기반을 조성하는 공약으로 제주교육 공론화위원회를 내세웠다. 앞서 우려했던 무형의 일제 잔재 청산에 대하여 공론화위원회에 안건을 상정하는 것도 방안 중 하나가 될 것이다. 그리하여 학계, 시민단체 등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면서 제주교육 내에서의 일제 식민 잔재들을 완전히 청산시켜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이번 조례가 심의, 의결되어 공포하게 되면 5년마다 기본계획도 수립하고 예산 확보 등 필요한 조치가 이뤄질 것이다. 특히 청산위원회가 구성되어서 그동안의 일시적인 유행이나 교육 지도자의 성향에 따라 부침이 있었던 것에서 반성이 이뤄지길 바란다.

 모든 일이 그렇듯이 일을 하기 위해서는 서로 손발이 맞아야 한다. 교육청도 의지가 있으니 전국 최초의 조례에 근거한 일제 잔재 청산이 일관되고 지속적으로 잘 이뤄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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