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교수들의 모임인 진실과 정의를 위한 제주네트워크가 제시한 제주공항 해법은 주목할 만하다. 진교넷은 그제 파리공항공단 엔지니어링(ADPi)의 제주공항 확충 방안 용역 보고서 은폐 논란과 관련해 성명을 내고 “이제 도민들에게 직접 의견을 묻고 제주공항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토부와 원희룡 지사의 행태는 도민사회 분열만을 조장하고 있다”는 교수들의 지적은 충분히 귀담아 들어야 할 가치가 있다.

　진교넷의 지적대로 그동안 제2공항 건설의 문제점이 꾸준히 제기돼 왔고, 현 제주공항 활용 방안이 배제된 데 대해 많은 사람이 의심을 품어온 게 사실이다. 이제 어느정도 그 실체가 드러난 이상 일방적인 제2공항 건설 강행은 명분을 잃었다. 물론 국토부와 도는 조사보고서를 은폐한 게 아니며 현실적으로 제주공항을 확장할 수 없다는 판단을 했다는 입장이지만 객관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진교넷의 제안대로 ADPi 보고서와 제2공항 사전 타당성 용역 보고서의 장단점을 사실 그대로 정확히 밝혀 현 공항을 확장해 활용할 것인지, 제2공항을 건설할 것인지의 최종 결론을 도민들에게 물어야 한다. 아울러 도민의 의견을 묻는 방법은 지금까지 각계에서 거론된 공론조사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실상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문제는 어느 한 쪽으로 몰아붙일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자칫 도민 간 갈등이 폭발할 경우 상처는 엄청날 것이다. 국토교통부와 제주도는 도민 다수의 뜻을 따를 수밖에 없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