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증으로 제주에 들어온 중국인들을 다른 지방으로 불법적으로 이동시키려던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제주해양경찰청은 최근 선박을 이용해 중국인들을 다른 지역으로 불법 송출하려던 내국인 알선책과 중국인 알선책, 모집책 등 4명을 붙잡아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조직적으로 중국인을 모집, 역할을 분담한 후 도내 항만에서 화물선을 이용해 중국인들을 불법적으로 이동시키기 직전, 해경이 추적중인 것을 알고 잠적했다 1년여 만에 검거됐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늘리기 위해 도입된 무사증 입국 제도를 악용해 제주를 방문한 외국인들이 다른 지방으로 무단이탈하는 불법 행위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들이 제주에서 다른 지방으로 나가는 것은 결국, 밀입국인 셈이다. 중대 범죄가 아닐 수 없다.

　제주해경은 지난해에도 무사증 밀입국과 관련해 41명을 검거했다. 그만큼 제주도내 항만이 무사증 입국자의 무단이탈 통로가 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공항에 비해 상대적으로 검문검색이 느슨한 것이 가장 큰 요인일 것이다.

　무역항인 제주항과 서귀포항은 청원경찰이 밀착 배치돼 항만 출입 과정에 대한 보안검색이 철저하게 이뤄지고 있어 무사증 입국자들의 무단이탈이 이뤄지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문제는 화물선 등이 많이 이용하는 연안항들이다. 도내에는 이번에 붙잡힌 일당들이 이용한 애월항을 비롯해 5개 항만이 연안항으로 운영되고 있다. 연안항과 함께 소규모 항·포구 등은 선박 입출항에 따른 절차가 비교적 느슨해 무단이탈의 주무대가 될 수 밖에 없다.

　제도를 악용하는 것이 일차적인 문제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관계당국의 역할이다. 날로 수법이 지능화, 조직화되는 무사증 입국자들의 무단이탈을 막기 위한 당국의 대책도 질적으로 개선돼야 한다.

　무사증 제도를 통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잠재적 요인이 된다면 본말이 전도(顚倒)된 것이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