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을 4개월 앞둔 군인이 있었다. 그는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사람’이 되기를 꿈꿨고, 그 꿈을 위해 누구보다 성실히 살아 왔던 22살의 청년이었다. 안타까운 사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발생하였다. 2018년 11월 30일 부산 해운대 미포오거리에서 신호등의 보행 신호를 기다리던 그는 횡단보도로 돌진한 차에 치여 46일간 뇌사상태에서 사투를 벌이다 끝내 사망하였다. 사고의 원인은 음주운전이었다. 운전자는 보드카와 칵테일을 섞어 마시고 운전대를 잡았다. 알코올 혈중농도 0.181%의 만취 상태였다.

한 젊은이의 꿈을 앗아간 음주운전 사고에 국민들은 분노했고, 이를 계기로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과 기준을 강화하라는 여론이 높아졌다. 결국 국회는 음주운전에 대한 엄격한 처벌을 위해 각종 법안을 개정하였다. 일명 ‘윤창호법’이라 불리는 개정 법안의 주요 내용을 간략히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 11(2018년 12월 18일 시행)에 따라 음주운전으로 피해자를 상해했을 경우의 법정형은 기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3천만 원의 벌금’에서 ‘1년~15년의 징역 또는 1천만 원~3천만 원의 벌금’으로, 피해자가 사망에 이른 경우의 법정형은 기존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서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으로 대폭 강화되었다. 또한 도로교통법 제44조 제4항(2019년 6월 25일 시행)에 따라 운전이 금지되는 술에 취한 상태의 기준은 기존 혈중알코올농도 ‘0.05% 이상’에서 ‘0.03% 이상’으로 낮아졌고, 이에 따라 같은 법 제148조의 2에서 정한 처벌기준도 혈중알코올농도 0.03%~0.08%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하의 벌금, 0.08%~0.2%는 1년~2년의 징역이나 500만원~1천만 원의 벌금, 0.2% 이상은 2년~5년의 징역이나 1천만 원~2천만 원의 벌금으로 조정되었다. 아울러 혈중알코올농도와 관련 없이 2회(기존 3회) 이상 음주운전이 적발될 시에는 ‘징역 2년~5년의 징역이나 1천만 원~2천만 원의 벌금’으로 법정형이 강화되었다.

사람마다 혈중알코올의 분해 능력이 다르고 체질이나 체중, 성별, 음식 등에 따라 차이가 있으므로 일반화하기 매우 어렵지만, 일반적으로 현행 음주운전 기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05%는 보통 성인 남자(체중70kg) 기준으로 평균적으로 소주 2잔(50ml), 양주 2잔(30ml), 포도주 2잔(120ml), 맥주 2잔(250ml) 정도를 마시고 1시간 지난 경우에 해당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앞으로 음주운전 기준이 혈중알코올농도 0.03%로 낮아짐에 따라 이제는 소주 단 1잔을 마시더라도 음주운전으로 적발될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종류 여하를 불문하고 조금이라도 술을 마셨다면 운전대를 잡지 않는 것이 정답이다.

강화된 음주운전 처벌이 과도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난 5년간 발생한 음주운전 사고가 무려 11만 건, 음주운전 사고로 숨진 사람만 2,800명이라고 하니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회적 손실이 너무도 크다. 게다가 음주운전의 당사자는 형사상 처벌뿐만 아니라 면허 취소 등의 행정적 제재를 당하고, 나아가 형사상 처벌로 인하여 직업을 잃거나 자격을 상실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다시는 억울한 피해자가 없도록 음주운전에 대한 우리 모두의 인식을 바꿔야 할 때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