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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말 돼 버린 '개천에서 용(龍)의 꿈'
임창준  |  객원 논설위원 / 전 제주도기자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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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6.16  13:2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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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에서 용난다”. 이런 말을 믿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변변치 못한 개천에서 신성한 존재로 여겨지는 용이 나왔다? 이 속담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훌륭한 사람이 나올 수 있다는 말이란 건 삼척동자도 다 안다.

예전엔 부모들이 끼니를 굶더라도 자녀를 전 재산인 논밭과 소를 팔아 대학을 보내고, 밤새워 일하더라도 자식을 도시로 보내며, 온갖 아픔과 고난 속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내일 떠오를 태양을 꿈꾸며, 오직 가난의 굴레를 벗고 이른바 출세라는 이름의 용이 되려는 희망봉에 모든 삶을 걸었었다. 이런 결과에 힘 업어 자녀는 좋은 대학을 가고 좋은 직장엘 다닐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엔 그 누구도 개천에서 용이 난다거나 날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 개구리 올챙이만 날 뿐이다.

최근 한 통계를 보면 '노력만으로 개인의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에 대한 물음에 부정적 답변이 19945,2%에서 200646.7%, 2016년엔 62.2%20년 동안 12배로 늘어났고 갈수록 계층간 이동이 불가능하다는 절망을 내놓고 있다. 본인이 노력하면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보는 인구층이 얇아지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 결과 지난해 17세 이하 아동 1명에게 월평균 30만원의 사교육비가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 가구의 아동에게 들어간 사교육비는 월 14만원으로 일반 가정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소득양극화가 교육양극화로 이어지는 떨떠름한 현실을 말해준다.

문제는 사교육비의 단순한 격차만이 아니라 사회 진출의 문턱에서도 그 격차가 고스란히 이어진다는 사실이다. 똑같이 4년제 대학을 나온 자녀의 첫 월급은 부모 월소득이 300만원 이하일 경우 189만원, 부모 월소득이 700만원 이상일 경우 243만원으로 25% 차이가 났다. 부익부 빈익빈(富益富 貧益貧)이다.

좋은 대학가고 좋은 직장을 얻어 성공하려면 부잣집에서 태어나야 한다고 응답한 사람이 10명 중 8명이나 됐다. 이런 사회는 결코 건강할 수 없다.

최근 서울 일부 기초자치단체(구청)들이 학부모를 상대로 자녀들의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한 입시 설명회를 갖는 등으로 그렇지 못하는 지방 학부모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서울의 각 구청에서 추진하는 대입 컨설팅 열기가 사교육 업체 못지않다. 구청이 대학입시 전담 부서를 설치하고 입시 설명회를 개최한다. '스타 입시 전문가'를 부르고 구청에 상설 진학상담실을 만든다. 몇 예를 들면 서울 중랑구는 6월안으로 구청 대강당에서 대학 입시 설명회를 연다. 유명 사교육 업체 소속 입시 전문가가 초빙됐다.

서울 중구는 수험생·학부모를 위한 상설 상담 프로그램을 만들고, 최근 구청 별관에 진학상담센터를 차렸다. 민간 입시 전문가가 담당자로 채용됐다. 센터에서 전문가가 상주하면서 예약을 받은 학생·학부모와 상담을 하게 된다.

복잡해진 대입 전형을 알기 쉽게 해설해주는 입시지식전수 특강도 개설됐다. 구로구는 이달 안으로 구민회관에서 대학입시 설명회를 개최하는 한편 학부모 대입아카데미도 나흘간 연다. 수험생 부모에게 '자기주도 학습으로 1등급 만들기' 등의 주제로 입시 전략을 알려주는 내용이다. 구로구 관계자는 "실제 도움이 되는 입시 정보를 제공하고 비()강남권 학생들에게도 자신감을 심어준다는 점에서 필요한 프로그램이"이라고 말했다.

강남처럼 엄마의 정보력과 막강한 과외비를 들여가며 공부하지 않아도, 개천 흙수저라도 열심히 노력만한다면 좋은 대학, 직장을 잡을 수 있는 공평한 기회가 있어야 공정한 사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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