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4일 오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사)제주조각가협회 임원진들이 제주 해녀상 표준모델 개발발표에 따른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제주신문=임청하 기자] 제주 조각가들이 최근 제주도가 제시한 제주 해녀상 표준모델이 예술가들의 창작 활동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인정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제주조각가협회(회장 성창학·이하 협회)는 지난 14일 오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주 해녀상 표준모델 개발발표에 따른 문제점과 제주도 행정에 바라는 제주조각가협회 임원진들의 입장과 요구사항’성명서를 발표했다.

협회는 “제주 해녀에 대해 표준모델을 제시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어 “보통 세종대왕상, 이순신상, 김만덕상 등 역사적으로 특정한 인물을 두고 전문가들이 모여 표준 영정을 제작하게 된다”며 “이와 달리 해녀는 일정한 대상이 아니고 전체 부류를 얘기하는 것인데 ‘표준’이라는 단어를 쓰면 해녀를 소재로 활동하는 예술가들의 창작 범위와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사업 추진 시 공론화 과정이 충분하지 못했다”며 “해녀상 제작 과정에서 지역작가를 배제하고 소수의 자문위원을 구성해 추진하는 것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함께 협회는 “제주도가 발표한 제주 해녀상 모델은 형태적인 면에서 태왁과 망사리의 실제 크기를 무시해 비례 측면에서 불균형하고 손과 발이 부자연스러운 등 조형적 표현력이 미흡하다”며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제주도는 해명자료를 통해 “그동안 도내 곳곳에 설치된 다양한 모습의 해녀상으로 제주해녀들의 가치나 고유성 훼손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지난 3월부터 조각가, 서양미술사, 전문가, 현직 해녀 등이 참석한 자문회의를 거쳐 해녀문화 보존 및 전승위원회의 심의 후 표준모델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민간 설치물의 경우 표준모델을 참고할 수 있도록 권고하고 있으나 표준모델 형태대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제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