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자신의 SNS를 빌어 제주도에 사과했다. 지난 3월 경기도 평택항에 쌓인 쓰레기의 출처가 제주도이고, 따라서 이를 처리하는 비용을 제주도에 구상하겠다고 하면서 공개적으로 제주도를 비난한 점에 대해서다. 국제적 망신, 청정제주의 이면이라며 불법쓰레기를 반출하는 몰염치라는 오명이 각종 뉴스로 선점되면서 제주도는 이후 해명과 반박에도 불구하고 실추된 이미지 회복이 쉽사리 이뤄지지 않았다. 더욱이 이재명지사는 자신의 SNS에 사과문을 게재하면서 평택항의 쓰레기는 제주도 것이 아니었지만 어쨌든 쓰레기를 줄여야 한다는 애매모호한 사과문을 던졌다는 데 유감이다. 언어의 전파력이 SNS임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선거법위반혐의 재판결과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주목되면서 그 파급력이 컸기에 졸지에 제주도는 모두의 비난의 대상이 됐다. 결국 평택항의 쓰레기의 출처가 제주가 아니었다면 그 점에 대해서는 명확하고 공식적인 수단을 통해 공개적으로 사과했었어야 한다. 원희룡 지사는 이 지사의 불충분한 사과에 대해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식사과를 요구한 데다가, 제주시도 경기도가 명확하지 않은 사실로 제주의 이미지와 명예를 실추시킨데에 대해 충분하지 않은 사과방식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중이나 이를 관철시키려면 더욱 강력히 요구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더욱 큰 문제는 제주도와 제주도민 전체가 도매금으로 싸잡아 비난을 받아온 문제와 정작 제주도 자체적으로 쓰레기처리 문제가 주요 현안인 점에서 보다 본질적인 문제적 접근으로 방향을 잡아야 함에도 두 ‘유명’ 지방자치단체장의 정치적인 대결구도로만 비추는 한심한 태도이다. 쓰레기 출처에 대한 오명을 벗는 것과 별개로 제주도와 경기도 지사 간의 승패로 사안을 재구성하는 시각에 대해 도민들이야 말로 불편한 속내를 내비치고 있다. 쓰레기 문제로 불편을 겪는 것은 정작 도민들인데, 이 문제를 정치적 이슈로 부각시키고 각자의 정치적 영향력이나 갈등구조화 삼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아무런 득이 없을 뿐만 아니라 사안의 본질을 호도한다는 점에서 매우 유감스럽다.

그럼에도 쓰레기 문제는 현재진행형

　비록 평택항에 있던 쓰레기는 제주도가 반출한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제주도의 생활쓰레기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오히려 묘안을 찾지 못하는 동안에도 매일 적절한 처리방법을 찾지 못해 누적되고 매립되는 쓰레기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난감할 뿐이다. 가연성 쓰레기들이 소각되지 않은 채 도내 각 매립장에 매립되면서 각 매립장의 매립연한도 예상보다 단축되고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무조건 생활쓰레기 배출량을 줄여야 하는 것은 맞지만 도민들이 현실에서 자체적으로 또는 제도적으로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수단이 불충분하기에 무조건적인 협력을 구하는 것 자체가 도민들에게 큰 설득력이 없다. 이미 수년째 대형마트에서 종이박스 제공을 금지하고 있고 최근에는 불필요한 비닐사용을 금지시키고는 있지만 정작 각종 도소매점에서 판매중인 다양한 상품들은 여전히 과잉포장된 상태로, 결국 소비자들이 쓰레기를 배출하도록 부담을 지우고 있다. 매우 충분한 소각시설, 연한이 충분한 매립지라는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 한 쓰레기문제는 지속적으로 제주도 행정의 골칫거리로 남을 것이 뻔한 일이다. 쓰레기 처리위탁업체들이 위탁계약에 따른 처리를 하지 않았던 점도 평택항의 쓰레기가 제주산이 아니라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인 것도 분명하다. 최근 카페에서의 일회용컵 사용 규제가 효과적이었듯 매일 발생중인 쓰레기를 처리하는 방법 외에 제도적으로 제주의 생활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여러 대책들이 제시되고 실시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