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
기획특집오름에서 만나는 제주
외로운 다섯 개의 봉우리가 별을 이뤄 장관 선사4. 새별오름
고현영 기자  |  hy0622@hanmail.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9.06.18  14:25:34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새별오름 입구

[제주신문=고현영 기자]  #초저녁 외롭게 뜬 샛별

새별오름은 새벨오름 또는 새빌오름으로도 불렸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효별악(曉別岳), ‘탐라지에는 효성악(曉星岳), ‘제주군읍지에는 신성악(新星岳)으로 표기돼 있다. 새벨과 새빌은 샛별에서 유래한 명칭으로 보는 견해도 있으나 확실하지는 않다.

초저녁에 외롭게 떠 있는 샛별’, ‘새별이라는 예쁜 이름이 붙여진 오름은 제주시에서 평화로를 따라 자동차로 달리다 보면 허허 벌판에 덩그러니 솟아 있다. 멀리서 보기에는 여느 오름과 비슷한 둥그런 모습을 하고 있지만 실제로 올라서 보면 크고 작은 봉우리들이 모여 이뤄졌다. 바로 옆 이달오름(이달봉)에서 바라보면 새별오름의 외관이 제대로 드러난다. 높은 봉우리가 둘, 중간 봉우리가 하나, 낮은 붕우리가 둘. 총 다섯 개의 봉우리가 마치 별을 형상화해 놓은 것처럼 등성이의 부드러운 곡선으로 이어져 있다. 주차장에서 바라봤을 때 내어 준 새별오름의 외관으로는 상상도 못할 그림이다. 왜 별이 됐는지 오름을 올라 멀리서 봐야 만이 제대로 알 수 있음이다.

   
정상으로 향하는 경사가 급하다. 사방에는 억새가 천지다.

#시련·풍파의 세월

시련과 풍파의 흔적을 그대로 안아서일까. 대부분 제주의 오름은 높이가 낮고 능선이 완만해 대충 훑어보면 쉬워 보이지만 그리 호락하게 자신을 내어주지 않는다.

새별오름이 그렇다. 새별오름의 면적은 522216이며 둘레는 2713m, 높이는 519.3m으로 오름 중에 높이가 높은 편에 속한다.

오름 입구에서 보통 걸음으로 약 30분이면 정상을 만날 수 있지만 오르는 길의 경사도가 만만치 않다. 주차장에서 바라보면 양 갈래의 탐방로가 눈앞에 펼쳐지는데 대부분 왼쪽으로 올라가서 오른쪽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택한다.

평소 숨쉬기 운동외에 별다른 체력 소모를 하지 않았다면 오름에 올라서자마자 숨 가쁜 호흡에 정신 못 차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가파른 경사에 헉헉거리고 있을 때쯤 만나게 되는 완만한 능선 위에서는 느긋한 걸음이 주는 휴식에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다. 그때 눈앞에 펼쳐진 경치는 이다. 동쪽으로는 멀리 한라산이 영험한 자태로 서 있고 북쪽에서부터 서쪽으로는 과거 몽골군과 최영 장군이 격전을 치렀떤 곳으로 알려진 넓은 들판이 펼쳐져 있다.

서남쪽으로는 초원 너머로 짙푸른 바다를 사이에 둔 비양도가 보이는데 제주의 서남쪽을 조망할 수 있는 최고의 전망대다. 해질 무렵 오름에 올라서 보는 감동적인 일몰도 유명하다.

   
정상에서 바라본 경치.

#들불과 오름

새별오름은 평화로 도로변에 접해 있어 탐방객들의 발길이 잦은 제주의 대표 오름 중 하나지만 2000년부터 이곳에서 열리는 제주들불축제 행사장으로도 입소문이 났다. 오래 전 가축을 방목하던 시절, 테우리(목동을 가리키는 제주어)가 오래된 풀을 없애고 해충을 구제하기 위해 늦겨울부터 경칩 사이에 초지대에 불을 놓았던 목축문화가 불 놓기인데 이를 계승한 축제가 바로 들불축제이다.

새별오름의 상징은 또 있다. 뭐니 뭐니 해도 가을 억새를 빼놓을 수가 없다. 이 계절에 만난 오름에도 억새가 천지다. 하지만 장난꾸러기 바람이 오름 전체를 에워싼 가을 억새를 흔들어 연출하는 파도타기는 장관을 이룬다.

   
주차장에 즐비한 푸드트럭.

오름 주차장에 즐비한 푸드트럭도 볼거리다. 더위를 식혀줄 시원한 음료에서부터 샌드위치, 문어꼬치, 핫도그, 스테이크까지 입맛 따라 구색까지 갖췄다. 얼마나 많은 탐방객이 찾기에 여느 오름과는 달리 푸드트럭이 줄지었을까. 호기심도 잠시. 지친(?) 심신에 미각으로 보상을 안겨 준다. 식도락을 선사하는 오름도 흔치 않으리라.

오름을 오르며 한 주의 생각을 정리하는 한 발 한 발에 고민을 덜어낸다. 오름은 아무런 조건 없이 걱정을 내려 놓으라 한다. 오름은 현대인들의 마음을 읽어주는 치유사이다. 오늘도 오름에 기대어 내 어깨에 놓인 짐을 살며시 내려 놓는다.

< 저작권자 © 제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고현영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