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공기업과 공공기관장의 터무니없는 고임금이 사회문제화된지 오래다. 더구나 제주도내 공기업·공공기관장의 급여 수준은 전국 지자체 가운데 최상위권에 속한다. 서울과 경기도 다음 높은 연봉이 나간다니 잘못 돼도 한참 잘못됐다. 도내 15개 공기업·공공기관 임원의 월 급여가 최저임금(174만5150원)의 7배가 넘는 곳이 5곳이나 되고 6배를 받는 곳이 6곳이나 된다. 장관급 연봉 1억2900만원보다 훨신 높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전국 지자체 중 지역세가 가장 약한 제주도에서 어떻게 이런 분수에 맞지 않은 연봉 책정이 가능했는지 참으로 의문이다. 어디 그 뿐인가. 기본 연봉에 성과금까지 포함하면 장관급 연봉은 저리가라다. 제주도의회가 공공기관 임원 보수 기준에 관한 조례(일명 ‘살찐 고양이 조례’) 제정을 검토한다니 늦었지만 다행이다. ‘살찐 고양이’는 배부른 기업가 또는 자본가를 지칭하는 말이다. 이미 지난달 부산시의회가 전국에서 가장 먼저 ‘공공기관 임원 보수 기준에 관한 조례’를 제정한 이후 전국 다른 지방의회들도 이 조례의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고은실 의원(정의당, 비례대표)이 그제 최고임금 규제 조례 제정의 필요성을 강조한데 대해 제주도 관계자가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혀 조례 제정은 기정 사실화할 전망이다. 역시 가장 큰 관심사는 공기업과 공공기관 임원의 보수 범위를 어느 수준으로 조정하느냐는 것이다. 갈수록 소득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면서 심지어 생계비를 걱정하는 계층이 늘어나고 있다. 이럴 때 일수록 사회지도층과 더 많이 가진 사람들의 배려와 사회통합을 위한 솔선수범이 요구된다. 최고임금 규제 조례는 일반 시민들이 보기에 그만하면 적당하다고 느낄 상식선에서 조정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