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참여재판은 일반 국민이 사법절차에 직접 관여해 실질적 국민주권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제도의 일환으로 2008년 1월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국민참여재판 시행률은 10년째 1.5% 수준에 불과하다. 제주지방법원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2017년 국민참여재판은 단 1건 열렸다. 2017년 제주지법의 국민참여재판 접수(피고인 등 신청 10건) 대비 실제 재판 인용율은 14.3%에 그쳤다. 가장 낮은 부산지법 10.2%보다 조금 높았다.

　국민참여재판은 피고인이 신청하고 피해자가 동의해야 열릴 수 있다. 실제 재판 인용율이 낮은 것은 피고인이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다가 철회하거나 성폭력 등 피해자의 경우 인권과 2차피해 및 신분 노출을 꺼려 재판에 동의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다 큰 요인은 국민참여재판의 판결이 항소심인 고등법원에서 뒤집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국민 배심원이 참여한 국민참여재판의 결과를 특별한 사정 변경이 발생하지 않았는 데도 항소심에서 형량을 변경해 버리는 자체가 국민참여재판의 본질에 역행하는 것이다.

　국민참여재판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려면 배심원의 평결을 토대로 재판부가 내린 판결을 항소심이 그대로 존중해야 한다. 실제로 지난 10년간 전국 국민참여재판 배심원의 평결과 판결이 일치하는 비율은 무려 93%에 이른다. 이는 국민참여재판이 무난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대법원은 국민참여재판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심도있게 논의해야 한다. 국민참여재판 결과를 최대한 존중하고 사형, 무기 또는 단기 1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사건 외에도 피고인이 원하면 국민참여재판을 할 수 있는 범죄 대상의 확대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