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국제자유도시로 지정될 당시 가장 우려했던 것 중의 하나가 국제범죄와 마약범죄 통로화였다. 더구나 무비자 입국 지역이 되면서 이러한 우려는 더 컸었다. 결국 도민들은 현실화한 국제범죄와 마약범죄에 안심할 수 없게 됐다. 비자 없이 입국한 중국인이 교회에 들어가 기도 중인 여성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해 전국에 충격을 안겨줬으며 외국인들끼리의 폭력사건과 살인사건도 잇따라 도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여기에 마약사범도 해마다 증가 추세다.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도내에서 붙잡힌 마약사범만 22명이다. 2016년 28명에 이어 2017년에도 35명이 검거됐다. 국제자유도시로 입국이 자유로워진 원인이 마약 통로로 이용되는 기폭제가 된 것이다.

　특히 제주지검은 지난 2일 대마 20㎏(시가 20억원 상당)을 여행용 가방 속에 숨겨 제주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려다 붙잡힌 남아프리카공화국 국적의 레모 씨(40)를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위반(대마) 혐의로 최근 구속기소했다. 지금까지 제주공항에서 적발된 마약 중 가장 많은 양이다. 지난해 전국에서 적발된 전체 30.9㎏의 절반이 넘는 분량이다. 약 4만명이 1회 동시에 흡연할 수 있는 분량이라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제주세관이 레모 씨의 가방을 검색하는 과정에서 대마가 적발됐기에 망정이지 몰래 통과됐다면 마약 조직에 넘겨져 엄청난 마약 피해자가 생길 뻔했다. 제주세관과 제주지검, 제주경찰은 한시도 긴장을 늦추지 말고 제주공항 등을 통한 마약류 유입을 철저히 단속해 단 1g의 마약류도 들어올 수 없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