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민들도 최근 인천광역시에서 시작된 ‘붉은 수돗물’ 공포에 불안해 하고 있다. 제주는 노후 상수도관 교체가 원활히 이뤄지고 있지 않아 언제든 녹슨 관을 통해 붉은 수돗물이 흘러나올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다. 제주도 상하수도본부는 그제 행정시 및 읍·면·동 상하수도 담당 공무원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수질검사 강화 등 안정적인 수돗물 공급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하지만 대대적인 노후 상수도관 교체 없이 안전한 수돗물 공급은 불가능하다.

　높은 상수도 유수율(90%)에 누수율이 5.6%(2016년 기준)에 그친 인천에서도 붉은 수돗물이 나왔다. 현재 유수율이 44%로 전국 꼴지인 제주지역이 얼마나 위험한 지역인지는 충분히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붉은 수돗물의 원인이 녹슨 노후 수도관에 의한 것임이 밝혀지면서 낡은 상수도관이 더 많은 제주지역 주민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더 클 수밖에 없다.

　제주도 상하수도본부 고윤권 본부장은 상수도 운영 긴급대책회의에서 “제주지역도 붉은 수돗물 발생 안전지대가 결코 아니다”고 실토했다. 실상을 솔직하게 밝힌 점은 평가할 일이지만 수질관리만 잘 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원희룡 도정은 이번 기회에 획기적인 노후 상수도관 교체사업 계획을 세워 2~3년 안에 유수율을 적어도 전국 자치단체 중간 수준인 80%선(충남·충북 등)으로 대폭 끌어올려야 한다. 도대체 제주지역 유수율이 2050년이 돼야 80%에 이를 수 있다니 말이 되는 소리인가. 중앙부처가 제주지역 유수율 제고를 위한 예산 배정을 계속 외면하는 것도 큰 문제다. 원 지사는 직을 걸어서라도 전국 최악인 제주지역 노후 상수도관 교체사업을 조기에 해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