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
기획특집오름에서 만나는 제주
분화구 안에 ‘연못’ 품은 크고 작은 7개의 봉우리5.원당봉
고현영 기자  |  hy06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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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7.03  17:5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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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당봉수터

 조선 시대에는 원당봉수가 있었다. 원당봉수는 조선 시대 위급을 알리던 곳이다.

 제주도에는 25개의 봉수대와 38개의 연대가 설치돼 유사 시 통신 수단으로 이용됐다. 원당봉수대에서는 동쪽으로 서산(西山)봉수대, 서쪽으로 사라봉수대와 교신했다. 원당봉수는 조천연대와도 교신했다.

 평상시에는 한 번, 적선이 나타나면 두 번, 해안에 접근하면 세 번, 상륙 또는 해상 접전하면 네 번, 상륙 접전하면 다섯 번 등 봉화를 올리는 것이 원칙이었으나 제주지역의 경우 그렇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봉수는 전국을 5개선으로 연결해 서울 목멱산(지금의 남산)으로 집결됐는데 제주도는 다섯 번째 선으로서 제주도에서 추자도·전라남도 해안을 거쳐 가게 된다. 봉수대마다 망한, 또는 별장과 봉군을 뒀는데 이들은 모두 봉수가 있는 부근에 거주하는 사람 중에서 선정했다고 한다.

 

 

   
 

#3개의 능선과 7개의 봉우리삼첩칠봉

 신증동국여지승람’ (제주)에는 원당악(元堂岳)’이라 표기했다. ‘탐라지에도 원당악으로 기재돼 있으며 산봉우리에는 못이 있는데, 거북못이라 한다. 이 못에는 개구리밥과 말, 거북이와 자라 등이 있다는 기록도 전해진다. 제주군읍지의 제주지도조선지지자료에는 원당봉(元堂峰)’이라 변형돼 기록된 것을 알 수 있다.

 원당봉은 원나라 기황후가 왕자를 얻기 위해 삼첩칠봉(三疊七峰)을 이루는 이곳에 원당사라는 절을 세우고 빌었다는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그래서 원당봉을 두고 웬당오름, 삼첩칠봉(三疊七峯), 원당칠봉(元堂七峯), 삼양봉(三陽峯), 삼양오름, 망오름 등 여러 별칭으로 부르기도 한다.

 망오름, 펜안오름, 도산오름 등 일곱 봉우리를 품고 있어 원당칠봉이라고도 부르는데 형님격의 봉우리가 바로 이 원당봉이다.

 원당봉은 측화산이다(고도 171m). 높이 170.7m, 둘레 3411m, 총면적 633286규모의 기생 화산으로 삼양1동 일주도로 변에 위치하고 있다.

 크고 작은 7개의 봉우리로 이뤄진 오름 정상에는 삼각점 표지석과 시민 체력 단련 시설이 들어서 있다.

 원당봉은 7개의 봉우리로 이뤄진 화산체로 분화구는 북쪽으로 벌어진 말굽형이다. 분화구 내부는 과거 습지였는데 지금은 연못으로 조성돼 있고, 문강사라는 절이 들어서 있다. 오름 자락에 원당사와 원당불탑사가 있고 고려 시대 조성된 불탑사 5층석탑이 있다.

 

   
 

 #검은모래해변을 정원으로 둔 오름

 제주의 여느 오름들은 숲이 우거진 중산간을 중심으로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원당봉은 삼양검은모래해변을 앞마당으로 두고 시민들이 편안히 찾을 수 있는 곳에 둥지를 틀었다.

 그래서 원당봉은 일상생활 중에 큰 맘(?) 먹고 채비해야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라, 지나치다 부담 없이 둘러봄직한 산책길로도 손색이 없다.

 오름을 오르는 데도 경사가 가파르지 않아 같은 40분을 걸어도 숨가쁘거나 힘들다는 느낌은 없다.

 무엇보다 갈대나 숲으로 우거져 있지 않으며 탐방객들이 간간이 있는 곳이라 혼자 걷기에도 충분하다.

 원당봉 입구에 들어서면 진입로에 세워진 많은 표지석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원당사, 문강사, 불탑사 등 사찰이 이렇게도 많다 싶다.

 생각도 잠시. 탁 트인 분화구 안에는 문강사라는 사찰이 있고 그 앞으로 연못이 있다. 오래 전부터 자연 연못이 있었으며 논으로도 이용됐다는 사실을 알고 올랐음에도 눈에 담으니 또 신기할 따름이다.

 분화구 옆 정상으로 나 있는 탐방로를 따라 꼬닥꼬닥 걷다보면 산책하기 좋은 길이 눈앞에 펼쳐진다. 오름 허리를 빙 둘러싼 빽빽한 소나무가 시야를 가려 탁 트인 전망을 선물해 주지는 않지만 둘레길 중간에 내다보이는 한라산과 멀리 함덕까지 들어오는 시야가 나쁘지만은 않다.

 그늘이자 쉼표를 주는 오름은 한 주의 마무리다. 이야기길 따라 깊숙이 들어가는 제주의 오름은 생명을 잉태한 엄마의 품이리라. 땀으로 얼룩진 얼굴 위로 스쳐 지나가는 바람의 소중함 역시 오름이 주는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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