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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 지친 청춘들에게
김성률  |  교사 / 노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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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7.04  13: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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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에게 희망은 무거운 짐이다.

넌 커서 뭐가 될 거야?” 대여섯 살이 되면 시작되는 질문이다. 이때부터 희망 고문이 시작된다. 그리고 이 희망 고문은 초·중학교를 거쳐 대학입시 앞에서 절정기에 이른다. 희망에 지친 꿈들이 나뒹구는 고3 교실은 처연하다. 더 이상 자라지 못하고 쓰러진 꿈의 공동묘지라고나 할까.

그런데 문제는 이후다. 희망의 오르막을 내닫다가 고3을 기점으로 그 희망으로부터 이탈하거나 작아지거나 초라해진 자신을 마주하게 된다. 이런 스무 살을 겪어내며 밀려드는 실망과 낙담은 가혹하다. 슬픈 일이다. 이런 현상은 이미 고질화된 사회 병리현상으로 자리하고 있으며, 역설적이게도 청춘들로 하여금 희망을 배척하게 하거나 두려움으로 만들고 있다. 꿈이란 게 청춘을 살라먹고 급기야 자멸하는 기생충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은 나만의 편견일까?

넌 꿈이 뭔데?”, “아직도 꿈이 없어?”, “걱정된다, 걱정 돼이쯤만 해도 좋을 텐데, 기어이 상처를 뒤집어 그 속을 후벼 파고 만다. “그러다 사회의 기생충이 되는 거야~”

꿈을 요구하는 사회, 꿈에 파묻히는 사람들. 어릴 적부터 꿈 적어내기를 참 많이도 했다. 학교에서는 학기마다, 교과마다 꿈을 공개해야 했다. 꿈은 그런 것인가 싶기도 했다. 실현 가능성도 실현의지도 희박한 그저 그런.

청춘들에게 묻는다. “나의 꿈은 내가 꾸는 꿈일까? 혹시 누군가의 꿈을 대신 꾸어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대는 꿈 노동에 지쳐가는 것은 아닐까?”

청춘들이여, 때때로 분노가 치밀지는 않는가? ‘왜 나의 꿈을 당신이 재단하는 거지?’, ‘왜 내 삶을 당신이 ’, ‘내가 뭘 어쨌다고, 조용히 잘 살고 있는데, ?’, ‘내가 사회더러 뭐 어쩌라고 했냐고, 사회가 나에게 뭘 해줬다고 니들 맘대로 난도질이냐고?’, ‘나 좀 편하게 있으면 안 돼?’ 하는.

청춘들이여, 꿈마저 의무사항으로 모시지는 말자. 꿈이 그대에게 내려진 형벌이라면 그대라는 존귀한 삶이 너무 아깝지 않는가? 시시포스처럼 죽을둥살둥 돌을 굴리다가 그대의 청춘을 허비하지 말게나. 청춘은 그 자체가 삶이고, 그 자체가 꿈이라네. 잠시 쉬어가기도 하고, 잠시 돌아가기도 하고, 어쩌다 보면 한 눈을 팔 때도 있고, 길이 아닌 곳으로 가다가 운이 좋아 길을 내기도 하는 게 청춘이 아니겠나? 억지로 꾸지 않아도 어느 날 이게 꿈이었나?’ 싶은, 아직 그대 앞에 보이지 않던 기쁨을 발견하기도 한다네.

청춘들이여, 꿈이 없다고 아직 꿈을 찾지 못하였다고 낙심하지 말게나. 대신 유쾌하게 청춘을 살아보길 권하네. 오늘 뜨겁게 사랑하고 숨차게 달려보길 바라네. 때로는 폭풍처럼 거침없이, 때로는 수도승처럼 고요하게, 때로는 뜨겁게, 때로는 냉철하게. 청춘인 그대가 곧 희망이라네. 꿈을 향한 질주라며 청춘을 포기하진 말게나.

덧붙여 한마디. 꿈을 강요하는 나이 든 사람이여, 그대 꿈꾸기는 행복하였는가? 혹시 그대의 불행을 전수하고 있지는 않은가? 그대의 후회를 그대는 알잖나? ‘뭐를 위해, 뭐 하자고 그렇게 달려 왔을까?’ 그대의 꿈이 그대를 후회하게 했다면, 그렇게 열심히 달려온 그대마저 후회라면 누가 그대처럼 꿈꾼다 하겠는가? 꿈을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 꿈도 꾸는 것이라는 이 평범한 이치를 이제라도 생각해 보면 어떻겠나?

여전히 타인을 꿈꾸게 하고 싶다면, 그대 먼저 꿈을 내려놓고 그늘에서 땀을 식혀보길 권하네. 그대의 행복이 타인의 꿈이 되기도 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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