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이서희 기자] 제주지역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지만 종량제봉투 외국어 표기 등 외국인을 위한 쓰레기 분리배출 정책은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도관광협회가 발표한 ‘올해 5월 관광객입도현황’에 따르면 지난 5월 제주지역 외국인 관광객은 14만7807명으로 전년 동기 9만1071명과 비교해 62.3% 늘었다.

이에 대해 관광협회는 사드보복 체제 해제 등으로 인해 중국인 관광객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미국과 대만 등 다른 나라에서 들어오는 외국인 관광객도 증가도 반영됐다고 덧붙였다.

이와 같이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고 있지만 외국어 표기가 된 종량제봉투는 제주시에서 발행하는 음식물 쓰레기 봉투 뿐인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시는 2014년부터 발행하는 음식물 쓰레기 봉투에 음식물 쓰레기 봉투와 쓰레기 처리 조례 등을 영어와 중국어로 번역, 표기하고 있다.

반면 제주시와 서귀포시에서 사용되는 일반 종량제봉투는 모두 외국어 표기가 되지 않고 있다.

종량제봉투 외국어 표기 시행이 지자체마다 다른 이유는 현행법상 종량제 봉투 등에 대한 사항이 폐기물 처리여건 등을 고려해 해당 지자체 조례에 따라 관리하게 돼있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생활폐기물 배출에 대한 외국어 안내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쓰레기 수수료 종량제 시행지침’에 종량제봉투 외국어 표기 등 외국인을 위한 분리배출 안내 사항은 따로 규정하고 있지 않은 상태다.

이와 관련해 행정당국은 외국인의 종량제봉투 수요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외국어 표기 각인을 새길 경우 단가 상승 등으로 종량제봉투를 사용하는 도민에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종량제봉투 제작과정에서 외국어 표기로 인한 각인이 더 들어갈 경우 단가가 높아질 수 있다”며 “외국인들이 종량제봉투를 얼마나 사용하는지 수요 파악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종량제봉투 가격이 외국어 표기로 인해 상승할 경우 도민들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어 쉽게 결정할 사항이 아니”라고 설멸했다.

이어 “현재 환경부의 입장에 따라 단가 조정과 각인 내용 수정 등을 종량제봉투 제작 업체와 상의해 외국어 표기를 할 수 있도록 내부 논의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