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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낙하산 인사’
임창준  |  객원 논설위원 / 전 제주도기자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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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2.25  14:5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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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대통령 선거 때는 좌파든 우파든 당선 가능한 후보 캠프에 이름을 올려 선거운동을 하는 것이 출세의 지름길이라서 한번 도전해보렵니다. 밑져야 큰 손해는 아니니까요

얼마 전 망년회 모임에 참석한 한 50대 인사가 농담반 진담반으로 했던 이야기다. 문재인 정부 들어 요직이란 요직 곳곳에 지난 선거운동 때 공신들이 낙하산처럼 내리꽂는 것을 보고 이런 결심을 했단다. 처음엔 가벼운 얘기로 치부했지만 반추해보니 뼈아픈 이야기였다. 제주에서도 굵직굵직한 공기업에 친문(親文선거캠프 인사들이 꽃혔다. 연봉이 12천만원이 넘는다.

이 정부들어 낙하산 인사가 수없이 내리꽂는 현상은 언론을 통해 수도 없이 들어왔다. 어느 정권이고 집권하면 자기 측근이나 선거 때 도와준 인사들을 요직에 임명해왔다. 하지만 문 정부처럼 철저히 자기 사람·측근을 낙하산으로 마구 내려보내는 경우는 별로 없었다. 전임 정권 때 임명돼 임기가 한창 남은 공공단체장이나 공기업의 간부들을 내쫓고 그 자리에 친문(親文)인사들을 임명한다. 관두지 않으면 재임중 시시콜콜한 적폐를 잡아 사표를 쓰도록 하는 시정잡배 같은 일들도 수면 속에서 횡행하고 있다고 한다. 워낙 수면 속에서 이뤄지는 일이라 일반국민은 이런 사실을 언론이 보도해주지 않는 한 모른다. 최근엔 수영 아시아 경기 때 금메달을 따 아시아의 인어란 호평을 받았던 최윤희가 문화관광체육부 차관에 임명돼 논란도 됐다.

최 차관은 은퇴한 체육인들의 모임 한국여성스포츠회 회장을 맡았던 2017, 대선을 앞두고 체육인 2000여명과 함께 당시 문재인 후보를 적극 지지하는 선언 때 마이크를 잡았던 이력이 있다. 물론 대선후보 공개지지 이력이 인사를 가로막는 문제가 되어서는 안 된다. 탁월한 능력이 있다면 적극 기용해야 한다. 그러나 그녀가 차관업무를 수행할 정도의 능력을 명료하게 검증했다고 보는 여론이 높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한 네티즌은 그 차관이라는 자리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자리다. 제발 사고 치지말고 조용히 월급이나 받다가 나가 주기를 바랄뿐이다고 시니컬하게 적었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가 대통령이 미는 시장 후보를 시장으로 당선시키기 위해 당내 시장 경쟁자를 총영사 자리로 회유했다는 중앙언론 보도가 얼마 전 나왔다. 일본 오사카·고베 총영사직을 두고 이런저런 제안이 오갔다는 것이다. 총영사 자리가 낙하산·전리품도 모자라 '정치 공작 미끼'로 전락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는 대목이다. 불법 여론 조작을 벌인 '드루킹'이 일본 오사카 총영사를 요구하자 대신 센다이를 권했다는 혐의로 대통령 최측근이 재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여기저기 돌리던 '오사카 총영사 카드'는 결국 외교부의 적폐청산 TF를 맡았던 친정부 인사가 차지했다. 총영사는 외국에 있으면서 외무부장관과 특명전권대사·공사의 지시를 받아 자국의 무역통상이익을 도모하고, 주재국에 있는 자국민을 보호하는 것을 주요임무로 하는 전문 공무원이다.

정부는 '총영사쯤은 아무나 보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해외를 오가거나 진출해 있는 국민·기업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늘었고 이들 이해관계를 대변·중재하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란다. 외국 지역정부를 상대하는 일도 전문성과 경험이 필요하다. 이런 중책에 비전문가인 선거캠프 인사를 앉히는 건 좀 어색하다.

인사에 관한 국가 공권력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시급하다. 적재적소에 유능하고 전문적인 인재들을 과감히 발탁해야 할 때다. ‘인사는 만사(萬事)’라고 하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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