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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많이, 빨리 쓰라고 닦달하는 정부
임창준  |  객원 논설위원 / 전 제주도기자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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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2.02  17: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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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 경제가 2.0% 성장률을 기록해 10년 만에 가장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투자가 고꾸라진 가운데 부진한 수출과 민간 소비가 성장세를 끌어내렸다. 그나마 2%대 성장을 막판에 사수할 수 있었던 건 막대한 예산(세금)을 풀어 재정을 쏟아 부은 정부 부양(浮揚)의 결과였다.

한국은행이 1월말 발표한 '20194분기 및 연간 국내총생산(GDP)'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실질 GDP2%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 -0.4%로 역성장하며 '성장률 쇼크'를 나타낸 뒤 2분기 기저효과로 1.0%로 반등했으나 3분기 0.4%로 주저앉아 성장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웠었다. 이후 정부의 막판 부양대책에 힘입어 4분기 1.2%의 성장률로 반전에 성공, 겨우 연간 2% 성장에 턱걸이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정부소비 증가세가 확대됐으나 민간소비와 수출 증가세가 둔화된 가운데 건설과 설비투자가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투자가 고꾸라지고 소비가 위축되는 등 민간부문 부진세가 뚜렷했다. 특히 기업들이 생산을 위해 이뤄지는 설비투자는 8.1% 감소해 2009(8.1%) 이후 가장 크게 꺾였고, 건설투자도 3.3% 감소했다. 이런 분야의 투자 감소는 새해의 경제성장 전망을 어둡게 한다. 민간단체인 여러 경제관련 연구소 등에선 1.9%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란 예측이 많았지만 4분기 성장률이 전기(前期) 대비 1.2% 성장하면서 2%대 성장률을 간신히 견인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2009(0.8%) 이후 10년 만에 최저치라는 남루한 성적을 떠안게 됐다. 그나마 2% 성장을 가능케 한 것은 막판에 정부 재정의 힘이 컸다. 정부소비가 전년대비 6.5% 증가해 지난 2009(6.7%)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연간 지출항목별 성장 기여도를 보면 정부의 기여도가 1.5%나 됐다. 사실상 2.% 성장률의 대부분을 정부가 세금을 풀어 메운 셈이다. 원래 양질의 경제성장은 관이 아닌 민간기업과 노동계가 시장 메카니즘에서 창출하게 돼 있다. 관이 직접 나서서 세금을 풀며 경제를 주도하는 건 어찌 보면 사회주의 국가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다. 정부의 경제성장을 위한 역할은 보조적인 기능으로 가야 하는 이유다.

지난해 4분기에 정부가 온갖 수단을 동원해 2%에 올인한 것은 '성장률 1%'의 성적표로는 4월중순 국회의원 총선에서 패배할 염려 때문이다. 그래서 정부는 공무원들에게 "예산을 남기면 불이익을 주겠다"며 예산을 빨리 쓰라고 닦달까지 했다. 지자체들이 월급지급 날짜를 앞당기고 교육청들은 방학도 하기전에 교실 사물함과 책걸상을 바꾸는 등 난리법석을 떨었다. 한겨울에 나무심기 사업을 벌이고 노인들에겐 각종 취로사업을 벌이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예산을 집행하느라 수고 많았다며 세금을 많이 거둔 일선 세무서엔 피자까지 돌렸다고 한다. 공무원들에겐 작년 예산에 반영된 경비를 최대한 빨리 집행하도록 다그쳤다. 중앙정부나 지자체는 사업을 추진하다보면 여건이 현실과 맞지 않는 등으로 정해진 예산을 다 못 쓰는 경우가 많다. 이를 불용(不用)예산이라 한다. 불용예산은 1년간의 예산을 편성할 때(계획할 때)는 예산으로 편성해 놓고서 예산기간 동안 사용하지 않아서 남는 예산이다. 편성된 예산을 굳이 필요가 없는데 소진하는 것보다는 불용처리 함으로서 다른 가치있는 곳에 사용되도록 하는 게 맞지 않나.

세금을 아끼는 게 아니라 최대한 펑펑 써야 대통령 칭찬을 듣고 상도 받는 이상한 나라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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