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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급증에 떠는 이집트, 그리고 한국
임창준  |  객원 논설위원 / 전 제주도기자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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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2.18  16:5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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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기르자”. “무턱대고 낳다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197080년대 정부가 인구 증가 억제대책을 내놓고 대대적인 인구 감산 정책을 추진하면서 내건 슬로건이다. 극장에선 영화를 상영하기 전에 이런 표어가 대한뉴스와 함께 내걸렸다. 심지어 예비군 훈련 교육장에선 정관수술을 하는 교육생을 골라 이들에겐 하루 훈련을 깎아주기도 했다.

이런 정부정책이 약발을 받아서일까. 1980년대 들어서부터 인구증가율이 서서히 감소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면서 총인구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어 이 문제가 국가적 과제로 떠오른지 오래다. 통계청은 우리나라 총인구가 20285194만명으로 정점을 찍고, 2067년엔 4000만명 밑으로 떨어진다고 최근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경제활동의 주축을 이루는 생산 가능한 중·장년층 인구는 감소한 반면 65세 이상의 고령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 청년 34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한다. 지난 해 우리나라 출산률은 0.88명으로 세계 최저권을 기록했다. 정부가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출산가정에 아동수당이나 특별격려금을 지급하는 등 출산을 일으켜보려고 백방 노력해도 별무효과다. 요즘처럼 경제상황이 안 좋고 취업난이 가중되는 시대에 젊은이들은 출산의 꿈은커녕 결혼마저 접고 있다. 지독한 생존경쟁이 벌어지는 한국에서 좋은 일자리가 보장되지 않는 한 청년들은 아동보육 수당, 출산장려금 몇푼 받으려고 아이를 낳으려 않는다.

인구절벽이란 말이 이젠 새삼 낯설지 않다. () 단위 시골 마을엔 아기 울음소리가 끊어진지 오랬고 텅 빈 놀이터, 늘어나는 빈집· 폐교된 학교...30년 후 소멸위기에 놓일지도 모를 농촌 지자체의 현주소다. 허수아비도 함께 사라졌다.

이런 가운데 외국에선 출생아 급증으로 심각한 고민거리가 돼 눈길을 끈다. 바로 이집트다. 지난 11일 이집트 인구가 1억명을 돌파했다. 이집트는 20년 전만 해도 7000만명 수준이었던 인구가 급증한 것이다. 이날 기획부에 설치된 스크린에 실시간 인구가 12명으로 나왔다. 하지만 경제난을 겪는 이집트 사회는 출산이 축하 대신 재앙 이라고 한 중앙언론은 전한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10년 후엔 이집트의 인구는 12800만 명으로 불어나게 된다. 이집트 가임 여성 한 명이 낳는 평균 자녀수는 3.5명으로, 한국의 3배가 넘는다. 인구절벽인 우리로선 참 부러울 일이다.

압둘팟타흐 시시 대통령 정부는 '둘이면 충분하다'는 슬로건 아래 대대적인 산아제한을 펼쳤으나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심지어 대통령은 인구 증가를 테러에 맞먹는 심각한 안보위협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이런 이집트 정부의 고민은 무엇 때문일까? 물과 농지가 부족한 이집트는 약 4% 국토면적에 인구의 95%가 몰려 거주하고 있어 경제난과 취업난 교통체증, 주택난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고 한다.

이집트 인구가 급격히 증가한 이유는 자녀를 자산으로 여기는 문화가 꼽힌다. 자녀의 수로 재력을 과시하는 데다 여러 명의 자녀를 낳아 노후를 든든하게 보장받으려는 부모도 많다. 이집트는 경제난으로 연금 등 사회복지 제도가 부실해 자녀가 곧 노후소득 보장 수단이 된다. 이런 관계로 이집트 정부가 대대적인 산아제한 캠페인을 벌였지만 실패했다. 이집트인에게 혼란스러운 세상에 자식이라도 많아야 한다는 의식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인구급증으로 시달리는 이집트, 그와 반대인 한국, 좋은 대조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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