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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어려움을 상생의 정신으로
김구하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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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3.02  17:2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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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부터 세상은 어둠에 갇혀버렸다. 희망과 기대로 시작한 경자년의 부푼 꿈은 바이러스라는 보이지 않는 적에게 포위되어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최근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인하여 세계도처에서 많은 이들이 불안과 두려움으로 힘들다. 매일 계속되는 확진 환자들의 보도와 확진 환자의 사망으로 복닥거리던 도시의 모습은 한적하고, 사람들을 공포 속으로 몰아넣었다.

이 질병이 시작된 중국에서는 불과 두 달 사이에 수만 명이 훨씬 넘는 환자가 발생하고, 2천여 명이 목숨을 잃고 많은 이들이 공포에 휩싸여 있다. 우리나라도 급속도로 확산되어 청정 제주에까지 환자가 발생되니 많은 이들이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예측할 수 없는 바이러스의 확산 경로와 속도에 전문가들도 효과적인 대응책을 찾지 못해 어려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형편이다. 그야말로 형체 없는 바이러스와의 치열한 전쟁, 바이러스와의 전쟁은 단순하지 않다. 사태에 대한 지나친 위기의식과 공포심 조장은 우리 사회에 또 다른 전염병을 만들어낸다. 그것은 타인에 대한 과도한 경계심과 혐오 바이러스의 심리적 증식으로 사회 전체를 분열시키는 재앙을 초래하여 인간관계의 불신으로 폭력을 유발할 수 있다.

한 달이 넘고 있는 이 시점에서도 국민 대다수가 심한 패렴증세를 일으키는 질병에 대한 경계심과 불안 심리에 시달리고 있다. 집중적으로 감염이 확산되고 있는 대구 경북지역에 공무원들과 의료진, 시민들.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싸움은 눈물겨운 모습들이다. 마스크를 사기 위해 질서정연하게 한 줄로 늘어선 시내의 모습을 TV 화면으로 바라보는 심정은 억장이 무너지는 아픔이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예부터 우리나라는 수많은 외부의 적들로부터 침략을 받으면서도 우리의 영토와 정신을 슬기롭게 극복해 온 민족이다. 모진 가난 속에서도 함께 풍요를 즐기면서도 환난 중에 있는 이웃과 애환을 함께 나누는 아름다운 정신이 있었다. 그것은 향약이다. 조선 시대 향촌 사회의 자치규약인 향약(鄕約)은 공동체 생활 기본 원리로 상생 정신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온 조상들의 강한 의지와 지혜를 담고 있다. 향약의 4대 덕목으로, 좋은 일을 권하는 덕업상권(德業相勸), 잘못은 규제하는 과실상규(過實相規), 좋은 풍속을 교환하는 예속상교(禮俗相交), 어려운 이웃을 돕는 환난상휼(患難相恤)은 사회 구성원 간의 참여와 소통을 통한 사회적 합의, 특히 윤리적 시민의식을 기반으로 한 문제의 해결점은 오늘날 우리에게 소중한 지혜라 본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뜬금없는 소리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개혁이라는 현대의 물결 속에 잃어버린 소중한 민족의 자산이 아닌가. 역사의 도도한 물결 속에 흘러내려 온 민족의 강한 체질은 변함이 없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미래는 늘 예기치 못하는 도전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심리적 패닉상태에 휩쓸리지 않고 의연하면서도 어려운 이웃을 돕는 상생의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질병의 진단과 치료를 위해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공무원들, 의료진, 시민들과 함께한다. 어둠의 터널은 곧 지나갈 것이며 밖은 희망의 봄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마치 양지바른 곳에서 가장 먼저 피는 꽃, 추위가 채 가시지 않은 담벼락에 아주 작게 피는 봄가치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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