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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어 버린 일상들
김선의  |  국민건강보험공단 제주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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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3.04  17: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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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시간이 멈추어 버린 것 같다. 아니, 공간도 멈추고 마음이 멈추어 버렸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강 건너 불구경인 줄 만 알았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코앞까지 와서 우리를 위협하며 불안하게 한다.

 밤새 안녕!”이란 인사말이 왜 나왔는지, “오늘도 무사히!”란 기도가 왜 생겨났는지 요즘은 알 것 같은 나날들이다. 아마도 우리 조상들은 수천년 동안 이 땅에 살면서 전쟁이 나고 난리가 나서 세상이 어수선해져 오늘 생사와 내일의 생사를 기약하지 못할 때 서로의 안녕을 기원하면서 나눈 인사말 인 것 같다.

 조상은 난리를 피해 어디에 숨거나 피난을 가야했지만 지금 우리는 가급적 사람들을 피해 방콕을 해야 하는 실정이다. 총과 칼만 없지 전쟁터나 다름이 없다.

 아침에 출근하면 사무실에 들어가기 전 어김없이 발열 체크를 한다. 찾아오는 민원인들도 빠짐없이 발열 체크를 하고 37.5도가 넘으면 선별 분류해 상담한다.

 사무실 업무도 반은 멈추어 버렸다. 장기요양 인정 신청서가 접수되어도 장기요양 등급판정을 위한 1차 방문조사를 나가지 못하여 되돌려 보내고 있고, 이미 장기요양 인정 등급을 받고 집이나 요양시설에서 장기요양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어르신들과 보호자들에게 장기요양 이용 정보 및 서비스 등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방문 상담하는 장기요양 이용지원 상담 업무 등을 비롯한 모든 출장이 중지되어 버린 것이다.

 마스크를 착용하여 내방 민원을 처리하고 있으며 가급적 유선으로 업무를 보고 있을 뿐 출장은 멈추어 버렸다. 30년 동안 직장 생활을 하면서 이런 일은 처음이다. 장기요양 출범 이래 거의 매일 비가 오거나 눈이 와도 현장 어르신들을 찾아다니던 우리의 출장 업무가 멈추어 버린 것이다. 달리던 기차가 멈춘 듯 모든 일상 업무가 멈추어 버렸다.

 매일같이 코로나19 바이러스 관련 비상대책 관련문서만 떨어진다. 장기요양인정 신청서가 접수돼도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출장을 가지 못하여 사태가 진정되면 다시 신청하세요!” 라고 전화를 하거나 방문객은 돌려 보내는 게 일쑤다.

 일상이 멈추고, 마음도 움츠려 버렸다. ‘한 상태로 지내고 있다. 들리는 뉴스는 무겁기만 하다. 작금의 현실에서 스스로 예방이 최고라고 생각하며 마스크 착용은 물론 하루에도 수십 번씩 손을 씻는다. 그리고 바이러스는 습도에 약하다는 말이 있기에 겨울이면 건조해지는 내 코가 건조하지 않도록 손을 씻은 후 코에도 항상 물을 끼얹고 있다.

 총칼 없는 전쟁터에서 오늘도 무사히!”라고 기도하며 전쟁이 없이 자라난 우리 세대는 그래도 우리 부모님 세대보단 행복했다!’란 생각이 문득 든다.

 급변하는 현대사에서 우리 부모님은 4·3을 겪었고, 6·25라는 국난을 겪으면서 지냈다. 마음이 모이고 뜻이 모이면 현 사태가 4·3보다 6·25보다는 낫지 않은가!

 서로 밤새 안녕!” 인사하며 스스로 지킬 일을 시키면서 이 난국을 헤쳐나가야 하지 않는가!

 꽃피는 춘삼월에 모두의 안녕하기를 기원하며 하루빨리 이 사태가 진정되어 마음 놓고 꽃구경할 수 있기를 학수고대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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