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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속 ‘횡재’는 옳은 일인가?
강규희  |  서귀포시 정방동주민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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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3.11  16:2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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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잘 준비를 하며 6살 난 아들이 골라온 ‘도깨비와 개암’이라는 전래동화책을 읽었다. 착한 나무꾼이 나무를 하러 산에 올랐다 개암 몇 알을 주었다. 소나기에 비를 피하러 빈집에 들어갔다. 곧 들어온 도깨비들이 벌이는 잔치를 엿보다 배고파져 개암 한 알을 꺼내 깨물었는데 ‘딱!’하는 소리에 지붕이 무너진다 착각한 도깨비들은 놀라 도망갔다. 도깨비가 두고 간 방망이를 주운 나무꾼은 마을에서 제일가는 부자가 되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욕심쟁이 나무꾼이 개암을 줍고 빈집에 들어갔다가 되려 도깨비들에게 들켜 혼쭐이 났다는 동화였다.

 한창 재미나게 읽어주고 있는데, 아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 “엄마, 왜 방망이를 가지고 가? 경찰아저씨한테 혼나!”잠시 대답을 고민하는 사이 빨리 뒷이야기를 해달라 보채자 부랴부랴 마저 읽어주었다. 아들을 재우고 거실로 나와 앉아있는데 아들의 질문이 계속 생각이 났다.

 ‘분실물을 줍게 되면 주인을 찾아줘야 한다’는 말을 줄곧 듣고 자랐음에도 우리가 접하는 동화에서는 주인공이 타의 모범이 되는 삶을 살아왔기 때문에 도깨비가 두고 간 방망이를 가져가도 되는‘횡재’는 당연하다고 얘기한다. 심지어 주인공은 방망이를 마구 사용해 부자가 된다. 21세기인 지금은 절도죄에 속하는 일임에도 말이다.

 우리도 가끔씩 생기는 횡재에 대해서 내가 가져도 되는 것이라고 당연시 여긴 적이 있을 것이다. 허나 공직자로서 한번쯤은 ‘횡재’를 두고 이것이 타당하고 공정한 것인지, 청렴한 것인지를 꼭 자문해보아야 한다. 동화 속의 주인공처럼 모범적으로 살아온 나에게 주어지는 반대급부로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지나치게 청렴한 사람에게는 복이 붙을 곳이 없다’는 속담이 있다. 지나치게 청렴결백한 사람에게는 재물이 따르지 않는다는 말이다. 내‘횡재’가 보상심리로 앞선 욕심인지, 단순한 횡재인지 아니면 진정한 행운인지는 깐깐하게 따져보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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