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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합의 없던 여론수렴이 무슨 의미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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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3.11  19:2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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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별적 수용에 당황한 도민들

원희룡 지사가 제2공항 건설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확실히 했다. 제2공항 도민여론조사 직후에는 제주도가 결과 ‘그대로’ 국토교통부에 전했다고 했지만, 이제는 공식적인 제주도의 입장이 명확히 전달됐다. 원지사는 제2공항 건설을 책임있게 추진하겠다고 하면서 성산지역의 찬성여론이 우세하기 때문에 주민수용성을 타당하게 획득했다는 이유를 추진동력으로 삼았다. 

 제주도의 제2공항 건설 추진의지는 원지사가 공식석상에서 기존에 한 발언들로 확인됐었기 때문에 놀랍지 않다. 원지사는 단순 참고용 여론조사일 뿐이라며 제2공항 도민여론조사의 결과가 도정방침에 어긋날 경우 이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우회적으로 표현해왔다. 그래도 도민들은 최종적이고 공식적인 방식으로 도민의사에 다시 한번 귀를 기울일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여론조사에 임한 것이다. 그러나 전체 도민대상조사결과 반대여론이 더 높았음에도 제주도는 여론조사결과에서 보고 싶은 것들만 선별적으로 취했고, 이 또한 전문가의 자문에 의한 것이라면서 반대의사를 표한 도민들을 황당케 한다.   


 원론적 검토를 떠나 당장 제2공항을 건설을 추진해야 한다면 적어도 조사결과에 따라 우세했던 반대도민들에 대한 배려는 있어야 했다. 제주도와 도의회가 추진한 도민여론조사는 오랜 찬반갈등을 해결하고 도민들의 진정한 의사를 알아야 한다는 명분과 객관적 방법론을 취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하면서 실시됐다. 그래서 제2공항 건설 추진과 관련해 도민들은 자신의 의사가 최대한 ‘객관적’으로 도정과 정부에 전달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임했다. 하지만 결과를 수용하는 제주도의 여론 수용태도는 처음과 달라진 것이 없다. 

어설픈 여론수렴이 갈등 초래


 제주도는 요식행위로 가치절하된 도민여론조사를 실시함으로써 도민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긴점, 해묵은 갈등을 해결하겠다는 여론조사가 오히려 갈등을 더욱 심화시키거나 또 다른 갈등을 빚어내고만 결과에 대해서 어떤 책임을 질 것인가. 이미 지역간 갈등은 가시화됐다. 제2공항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려는 입장에서는 성산지역 주민들의 주민수용성이 확보됐고, 제2공항을 건설해야 한다는 당위성은 공항건설로 인한 불이익을 피해지역 주민들이 감수한다는데 다른 지역이 문제삼을 것이 없다고 님비현상으로 해석한다. 반면 제2공항 건설을 반대가 우세한 지역의 주민의사는 공항건설의 개발이익을 누리지 못하는 지역이기주의로서 핌피현상으로 치환해 설득력이 없다고 치부해 갈등이 심화된 것이다. 더불어 여야와 진영에 따른 입장차도 더욱 극명해졌다. 원희룡 지사의 결정은 민의를 무시한 반민주적 행태라고 불만이 속출하는 한편 탁월한 선택이라고 무조건 강행하라는 입장들이 동시에 표류하며 갈등은 현재진행형이다. 

 도민들은 대의기관인 의회와 갈등해결을 위해 손을 잡았다면서 여론조사결과에 따른 구체적인 도민여론 수용방식조차 합의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중대한 의미를 갖는 여론조사를 실시했다는 점에서 제주도와 더불어 도의회조차도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제주도의 입장발표에 제주도의회는 마치 이를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 제주도의 자의적 해석과 지사의 권한남용을 용납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지만 여론조사결과를 제주도와 갈등특위가 공통으로 수용할 방안의 구체적 합의가 없었다는 부분에서 의회도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한다. 

 갈등을 해결하려고 공정하고 객관적인 여론수렴과 이후 사회적 논의와 타협에 의한 제주도민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자던 바람이 무위의 결과보다 더 최악의 결과를 낳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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