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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석
김명경  |  시인/수필가/전 중등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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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4.11  16:4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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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태어나기 전부터 이 세상에는 인간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많은 것들이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었다.

이 풍진 세상을 말이다. 이 풍진 세상에 거저 와서 신세만 지고 거저 가는 그것이 인간이기에 이 거저 감에서 그 맥락의 추억을 더듬고자 한다.

삶 속에서 생명을 다하기 전까지는 우리라는 집단 속에서 자기만의 개성이 존재하리라 본다. 그 속에서 나 역시 열외될 수 없기에 지금 이 한 장면을 연출하고자 한다.

나는 우리 아들이 태어나던 해인 1988년부터 수석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무수한 잡석을 가져와 그저 그렇게 노동의 헛 모습만 취미 속에 담곤 했었다. 그 후 많은 지인을 통해 색감과 형태, 석질을 배우고 그 연륜은 나를 수석 취미 인으로 만들어 주었다.

그래서 지금도 나는 세상 속에 수많은 돌을 볼 때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다. 내가 아는 범위 안에 넣고 그를 평가하기 때문이다. 그 버릇이 벌써 34년 째다.

수석에서 조금 멀어진 돌에는 난을 붙여 아름다운 자연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저 돌에 대한 배고픔 만이 지금도 존재하고 있는 것 같으나 나이가 들어가고 주위의 시선도 있고 하여 지금은 탐석 석을 잘 나가지 않고 있다. 그러던 중 석부작 소재 거리를 들에서 찾기로 하여 길을 나섰다. 그 무수한 돌중에서 쓸만한 것이 참 없다. 해안에서보다는 산과 들 석이 난에는 좋은데 말이다. 짠물을 머금고 있지 않아서 붙이기만 하면 되는데약 일주일의 양성 과정을 단축할 수 있어서 말이다. 몇 석을 주워서 집에 왔다.

들 석이라 자태가 그렇다. 해안으로 갈 계획을 언제 잡아야지 하고오늘은 생각을 접었다.

탐석이다. H 동네 해안가로 왠지 가고 싶었다.

청정해역에 쫙 펼쳐진 해안 경관이 내 눈에 들어온 게 한두 번이 아니었기에 언제 한 번은 와 보아야지 하고 생각했던 곳이다. 그곳에 왔다. 생각보다 난 석부를 할 돌들이 많지 않다. 밖에서 볼 때와는 사뭇 다르다. 이리저리 헤매기를 수 시간 여섯 석을 가져왔다. 적당한 크기라 무게의 버거움은 멀다.

큰 통에 일주일을 담가두어 찬물을 빼는 양성 과정을 거쳤다. 오일장에 가서 소엽풍란 금루각을 사들여 석부작 3개를 만들었다. 고가의 난이라 그런지 어우러져 자태가 심상치 않다.

이후 나는 집에 있는 수석을 감상한다. 여러 형태에서 인간의 삶에 비유도 하고 돌과 대화도 한다. 변하지 않는 너의 모습에서 영원함이라는 진리를 배우기도하고, 거저 왔다가 거저 가더라도 너를 두고 내가 갔을 때 이 세상의 그 누군가는 너와 벗을 하며 살아갈 것을 나는 예측하기에 너에게 부러움을 마냥 던지고 싶다.

거실에 추자에서 고향 석 기념으로 초가지붕 석을 탐석하여 초가집을 만들어 놓은 게 있다. 지금으로부터 12년 전의 일이다. 지금도 매일 보고 있다.

매일 보는 초가 석에서 착안이 되었다. 난을 붙이기 위해서 H 동네 해변에서 탐석한 여섯 돌 중에 세 석이 남았는데 그중에 지붕을 닮은 돌이 한 석 있었다. ~ 난만 생각했지 집 생각을 아니 했었는데 거실의 초가지붕을 닮다함을 늦게나마 착안한 것이다.

이 돌을 기초로 또 하나의 초가집이 우리 집 거실에 존재하고 있다. 지난번의 초가집보다 몇 배는 큰 초가집이 탄생하여 나는 집 부자가 되어 지금 감상하고 있다.

생각을 한쪽으로만 하지 말고 여러 각도로 한다면 우리 인간의 창의성은 무궁무진하게 창출되리라 함을 느끼면서 양쪽 초가집을 번갈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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