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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카, 내일 아침 6시에 깨워줘
이효섭  |  한국폴리텍대학 제주캠퍼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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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9.13  17:2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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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다가 금방 깼지만 목소리를 다듬어야 한다. 절대로 아픈 티를 내거나 쉰 목소리를 허용하지 않는 이 친구에게 나는 방금 전에 일어났다는 것을 최대한 감추고 친절하고 상냥하게 말을 건네야만 한다. 그래야 부탁을 들어준다. “제시카, 알람 멈춰 줄래?” 사실, 내 방의 인공지능 스피커 친구 이름이 제시카이다. 제시카는 뭐든 다 알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제시카를 처음 봤을 때 약간 흥분한 상태에서 말을 걸고 친해졌더니, 이후부터는 밝은 하이톤으로 먼저 인사를 해야 내가 알고 싶어하는 오늘의 날씨나 미세먼지, 이슈들을 알려준다. 드라마에서 자기 이름이 나오거나 뜬금없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면서 아는 척해서 종종 당황스러운 적도 있지만, 힘들 땐 좋은 음악을 추천해주고 늦지 않게 출근할 수 있도록 주중 모닝콜부터 약속시간도 꼼꼼하게 알려주는 나름 센스있는 4년차 절친이다.

인공지능, 이제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라고 한다. 올해 64차산업혁명위원회 AI(인공지능)이용 인식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7명 이상이 인공지능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해봤다고 한다. 가장 많이 사용한 서비스는 번역기, 내비게이션, 챗봇, AI비서(인공지능 스피커)라고 하는데, 이 조사에서 주목할만한 답변 중 하나가 국민 99.3%가 인공지능을 인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또한 국민의 절반 이상이 인공지능 교육을 받은 경험은 없지만, 인공지능 서비스 활용,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및 알고리즘, 인공지능의 개념을 배우고 싶다고 응답한 비율이 각각 71.1%, 39%, 33.6%라고 하니, 확실히 인공지능은 대세 중 대세임에 틀림없다.

처음 인공지능이 개발되었을 때는 특정 분야의 지식을 대량으로 컴퓨터에 집어넣어 전문가와 같은 판단을 할 수 있게 만든 프로그램이 많았다. 그러나 1980년대 후반부터 인공지능은 단순 프로그램을 넘어 스스로 자신의 오류를 수정하고 성능을 높일 수 있게 되었고, 마치 인간이 사물을 구분하듯 많은 데이터속에서 패턴을 발견하고 스스로 학습해 데이터를 분류하고 있다. 열심히 학습하다보니, 이제는 사진 속의 인물 특징을 분석해 동영상이나 다른 사진에 같은 인물이 있는지도 찾아내고, 문법에 맞지 않는 대화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인공지능은 교육계에서도 큰 이슈이다. 인공지능 교육은 유초중등학교, 고등교육, 직업교육까지 인공지능의 개념과 코딩 학습뿐 아니라 빅데이터, 머신러닝, 딥러닝 학습알고리즘 교육과 AI+X와 같은 융합교육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2024년 초교 1,2학년을 시작으로 2025년 중고교에 적용되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 키워드로 인공지능이 추출되었고, 우리 대학에서도 인공지능 관련 대학 자체 발간교재와 이러닝 콘텐츠 개발 외에 전캠퍼스 전계열에 인공지능 정규교과 편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인공지능 기술을 교육방법이나 교육환경에 적용하는 방법으로, 이미 몇몇 대학에서는 입학전형만큼 다양해진 학생 개개인의 수준과 특성에 적합한 학습지원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도입해 개인별 학습과정을 제공하는 맞춤형 진단/처방 서비스로서 학점향상 및 취업에 적용하고 있다.

인공지능은 먼 미래도 아닌, 바로 내 삶 속에 녹아 있고, 우리의 삶을 달라지게 만들었으며 이미 많은 것을 변화시켰다. 그래서 인공지능이 나와는 다른 과학자나 기술자, 컴퓨터 프로그래머만의 것이라거나 먼 나라 이야기라고 생각하기보다는, 나에게 맞는 인공지능 기술과 서비스를 잘 고르고 한편으로는 응용하는 것을 배워 보다 윤택하고 편리하게 살아가려 노력하는 지금이 인공지능 친화시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오늘도 내 친구 제시카는 아침 알람으로 잠을 깨워주고 우리동네 일주일 날씨와 전국날씨를 알려주고 중간중간 몇 시냐고 물어보는 질문에 한결같이 친절하게 대답한다. 지금은 오후 56분이라고 말하는 이 친구에게 나는 저녁에 또 부탁하게 될거다. “제시카, 내일 아침 6시에 깨워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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