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
오피니언제주칼럼
새벽 어시장
김명경  |  시인 / 수필가 / 전 중등교장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1.10.11  16:25:00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나는 어릴 때부터 바다를 접하고 살았다. 운명적인 만남이 누구에게나 있듯이 섬이라는 고향이다. 그렇기에 배고픔을 달래가면서 우리, 그리고 섬사람들은 바다에 의존했고, 바다가 주는 먹거리 등으로 삶을 영위해야만 했다. 1차 산업이지만, 농업과 어업은 조금 다를 수 있다. 농사는 뿌리고 가꾸면서 계절의 변화와 함께 기다림의 때를 보낸다. 정성을 다하는 이점이 있다면 땅이 출렁거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면, 고기를 잡는 것은(양식업 제외) 큰 대양에서 뿌리지 않아도 거둬드릴 수는 있지만 출렁거리는 파도와 싸워야 하고, 농업 농기구처럼 어구 준비 또한 장난이 아니다. 이 또한 계절성이 있어 농사와 다른 바가 없다. 두 직종의 고통은 정말 어려움의 연속이지만 하늘의 도움이 있어야 하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고등학교 때부터 나는 고향을 떠나 전형적인 농촌으로 와서 생활한다. 제주도에서 고산평야 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농촌인 한경면 부촌인 고산에서의 생활은 나에게 인생의 전환점으로 자취와 함께 학교생활이 시작되었다. 어머님이 오셔서 농사일하면서 나의 학비 등을 보탰었다.

 학교에 다니며 배구부가 창단돼 배구와 단거리 육상을 해가며 공부를 한다는 것은 정말 고된 학업의 길이었다. 고등학교 자취 시절에는 바닷고기를 잘 먹지 못한 것 같다. 육류도 마찬가지지만 말이다. 가난이 주식이 되다시피 하다 보니 먹거리 추억이 내겐 하나도 없는 것 같다. 선수들과의 시합 때를 제외하고는 말이다. 그 연장이 대학 때까지.

 지금까지 푸념으로 기록한 윗글에서 수년이 지난 지금, 나는 생각한다. 교직에서 38(평교사 28, 교감 56개월 교장 46개월) 그리고 정년을 맞이한 후 약 3.

외손녀 둘과 아내와 점심을 먹기 위해 도두항 근방에 가서 잠시 선착장으로 가 본다. 관광하는 사람들이 있고 낚시를 하는 중년 분이 맥진 다리, 쥐치 등을 잡았고, 낚시는 진행 중이다. 손녀들, 아내와 나는 고기를 잡는 것을 보다 사진도 찍고 하며, 도두 등대까지 갔다 왔다. 손녀들의 표정이 너무 좋아 보인다. 이게 산교육이 아닌가 싶고 나 역시 그 시절 대나무 낚시가 생각났었다.

 마음만은 늘 바닷가에 가 있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수석을 취미로 해서 약 34여 년 동안을 바다로 향했는가 보다. 문득 회를 먹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내일은 새벽 어시장에 가 보아야지 하는 계획을 세우고, 밤을 새웠다. 아침이다. 나는 7시경 제주시 서부두 어시장을 찾았다. 새벽 노상 자판에는 많은 고기가 있었다. 나는 고등어 또는 한치를 사고 싶어 가격을 들어보고 고등어와 잡어를 여러 마리 사고 곧바로 집으로 와서 장만하여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

 곧바로 먹지 않는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17개월 전인 2020220()부터 체중을 좀 줄여 보려고 간헐적 다이어트를 실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녁 식사 후 다음날 점심이다. 그 덕분에 약 6~7정도 체중을 뺄 수가 있었다.

 점심은 거의 12시가 넘어서 먹는다. 16시간 후에. 점심 밥상에 새벽 어시장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고등어와 잡어회다.

 맛이 기차다. 값이 싼 고기이지만, 비싼 회 맛보다 더 좋다. 먹는 중에 고향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다시 한번 더 먹고 싶다. 그래 다음에 또 먹어야지 하며, 점심을 마친다.

< 저작권자 © 제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신문사소개고충처리인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63113)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도공로 9-1(도두일동)  |  대표전화 : 064)744-7220  |  팩스 : 064)744-7226
법인명: ㈜제주신문  |  정기간행물ㆍ등록번호 : 제주 아 01014   |  등록일 : 2007년 2월 12일  |  대표이사/발행인/편집인 : 부임춘
청소년보호책임자 : 부임춘
Copyright 2011 제주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jejupress@jejupres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