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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가을, 바람과 당신
최세훈  |  서귀포시 예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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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10.11  16: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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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다. 절기는 거스르는 법이 없음을 증명하듯 어느덧 단단히 가을이다. 하늘은 높고 맑으며 몸을 훑는 바람은 갓 따른 사이다를 마시듯 그저 청량하다. 이 무렵의 제주는 바람이 참 좋다. 차창을 내리고 바람을 맞거나 좀 더 적극적으로는 자전거나 오토바이에 몸을 싣고 온몸으로 제주의 바람을 맞닥뜨리며 즐길 수도 있다. 

바람이 좋은 제주엔 특히 유난히 많은 오토바이가 눈에 띈다. 더러는 짧은 제주 여행의 발로, 또 더러는 생업을 위한 배달을 이유로 많은 이가 오토바이를 이용한다. 


이륜자동차 업무 담당자이기 이전에 처음 제주도에 와 놀란 점은 많은 오토바이만큼이나 많은 번호판 없이 달리는 이륜차량들이었다.

등록의 시점을 놓쳐서, 등록 관련 서류를 분실해서, 더러는 절도한 이륜자동차라서 등 다양한 이유로 호적에 오르지 못한, 주민등록조차 되지 않는 고독하고 쓸쓸한 인류다. 

불행히도 이들은 언제든 타다 책임감 없이 버려질 수 있거나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거나 혹은 추적이 어려워 쉽게 범죄에 활용할 수 있다는 이유 등으로 이용되고 골목 어딘가에 버려진다.

이륜자동차 업무 담당자로서 번호판도 없이 버려진, 아직은 쓸만한 이륜자동차들을 수거해 폐차 처리하며 느낀 바는 이들이 진작에 등록되었다면 시원하게 달리는 게 소임인 오토바이로서의 삶을 좀 더 연명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다.

또 미등록 이륜자동차를 운행 중에 적발 시엔 과태료를 부과하게 되는데 이의 회수가 사실상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륜자동차 가액에 버금가는 과태료를 그것도 미등록 이륜자동차 운행이 불법임을 이미 알고 있는 운전자들은 차라리 이륜자동차를 버리고 말지 과태료를 납부하고 이륜자동차를 양성화하는 불편함을 대체로 감수하지 않는다. 

결국 이륜자동차를 단속하는 데 드는 인력과 시간의 소요, 버려진 이륜자동차를 회수하고 폐차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 회수가 쉽지 않은 과태료 고지서를 발부하고 독촉, 연체 관리하는 금전적, 시간적 비용 등 이와 관련한 사회적 비용이 만만치 않다. 

이에 ‘이륜자동차 관리제도 개선방안’이 국무총리 주재로 확정됐고 후속 조치로 올해 연말까지 이륜자동차 관련 불법행위에 대한 강도 높은 단속이 펼쳐질 예정이다.

경찰은 주요 교차로에 사복 경찰관을 배치하고 순찰대와 교통경찰관을 거점 배치하여 위반 차량 발견 시 사복 경찰관이 순찰대 등에게 실시간 전파, 단속할 예정으로 위반 차량이 도주하더라도 암행순찰차와 관용차량에 부착된 블랙박스, 캠코더 등의 장비를 활용해 위반 증거를 수집하여 해당 업소나 주소지를 찾아가 사후에라도 단속할 방침이다. 

현재 번호판을 달지 않고 오토바이를 운행 중인 운전자라면 부디 이륜자동차를 양성화하거나 즉시 운행을 멈추길 바란다. 

언젠가는 단속에 적발될 것이고 적발되면 한 푼이 아까운 이 고난의 행군 시기에 고액의 과태료를 납부해야 하고 떳떳하게 즐기며 살아도 모자란 이 금쪽같은 생애에 경찰과 공무원의 눈치나 보며 비굴하게 살아야 한다. 

제주도의 가을 바람은 좋다. 떳떳하게 즐기는 가을바람이어야 비로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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