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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껏 개념 정립도 못하는 ‘15분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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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4.04  17: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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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가 추진하는 ‘15분 도시 제주’는 ‘프랑스 파리의 15분 도시’가 롤 모델이다. 하지만 제주와 파리는 도시 구성 형태가 크게 다르다. 제주는 도시와 농촌이 공존하는 도·농 복합형 지역인 데다, 면적이 넓어 걷거나 자전거로 15분 이내에 필요한 일과 업무를 볼 수 있는 여건 조성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오영훈 지사의 핵심 공약으로 추진되고 있으나 여태껏 ‘15분 도시’의 개념조차 정립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최근 국토교통부와 제주도가 공동 주최한 ‘15분 도시 제주’ 공동토론회(본지 4월3일자 3면 보도)에서도 ‘15분 도시’가 15분 이내에 원하는 곳에 갈 수 있는 도시가 아님을 인정했다.


 심지어 “‘15분 도시’가 인프라 개념이 아니라 가까운 거리에서 사람들의 생활권을 들여다 보겠다는 개념으로 보면 된다”는 말까지 나왔다. 15분 안에 가고자 하는 곳에 갈 수 없다면 ‘15분 도시’ 조성은 실현하기 어려운 사업이다. 제주도는 지역 여건에 부합하지 않은 ‘15분 도시’ 정책을 다른 형태로 바꾸거나 아예 사업을 접어야 한다.

 성공을 확신할 수 없는 정책을 과감하게 포기하는 것도 용기다. 핵심 공약이라고 무모하게 끌고가면 예산과 행정력만 낭비할 뿐이다. 굳이 추진하겠다면 ‘15분 도시’가 아닌 ‘N분(分) 도시 만들기’로 가야 한다. N분 동네는 일상생활의 안프라를 도보나 자전거로 분 단위에서 누릴 수 있는 주거 및 도시 공간을 설계하는 것을 말한다.

 정부가 지난 1월 발표한 ‘도시계획 혁신방안’에도 ‘N분 생활권 조성을 위한 생활권 도시계획의 제도화’가 포함돼 있다. 역시 ‘파리의 15분 도시’를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본 결과일 것이다. 더구나 공동화 현상이 심한 제주시 원도심권 등을 대상으로 한 ‘N분 도시 재생사업’이 절실하다. 상가 활성화와 문화거리 조성 등에 역점을 둘 경우 도심 쇠퇴도 막고 시민들도 편안하게 쇼핑과 문화를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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