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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환의 ‘애월바다’
오승철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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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11.27  17:5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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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아는 바다에 노을이 지고 있다
애월, 하고 부르면 명치끝이 저린 저녁

노을은 하고 싶은 말들 다 풀어놓고 있다
누군가에게 문득 긴 편지를 쓰고 싶다
벼랑과 먼 파도와 수평선이 이끌고 온
그 말을 다 받아 담은 편지를 전하고 싶다
애월은 달빛 가장자리, 사랑을 하는 바다
무장 서럽도록 뼈저린 이가 찾아와서
물결을 매만지는 일만 거듭하게 하고 있다


- 이정환의 ‘애월바다’ 전문


송당 들녘, 오름과 오름 사이 수만 평의 억새 물결에 가슴이 ‘풀착’하니 젖던 시인.
종달리 바닷가에서 모랫벌을 헤집고 조개를 잡던 시인.
그렇게 시인은 제주 동녘의 빛깔과 향기, 소리와 울림에 푹 빠져 있었다.
그러나 정작 제주관련 작품을 구워낸 곳은 아이러니 하게도 그 반대편이었다.
 시인은 ‘애월 바다’를 ‘사랑을 아는 바다’로 규정하고 있다. 그랬기에 ‘애월’하고 부르면 명치끝이 저리며, 노을은 하늘에다 그 고백을 풀어놓는 것이다. 
아무렇게 애월인가. 달이 떠야 애월이지. 아무렇게 사랑인가. 달빛 가장자리에 서서 위태로운 단애를 한 번쯤 껴안고 갈매기 소리로 울어보아야 사랑이지. 그러니 독자여 지금 달빛 가장자리, 그 그리움 속으로 풍덩 빠져보지 않겠는가.
 이 시로 시인은 2007년 이호우시조문학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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