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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운의 ‘마라도 쇠북소리’
오승철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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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12.09  17: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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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라도 쇠북소리'

 

민들레 홀씨 날려 넉넉해진 섬이 있다.
시인묵객이 다 우려내 비밀 한 점 없지만 한여름 별빛을 품어 말갛게 깨어 있다.

그래도 누군가 욕심을 부리나 보다 주뼛주뼛 빗돌들이 바람을 거스르네
등대여, 그대 밤불을 놓아 저녁바다 후끈한가

이제 내방객은 가만히 고수가 되라

둥그런 수평선의 큰 북 같은 노을 앞에, 무시로 섬을 때려라
아, 마라도 쇠북소리


홍성운의 ‘마라도 쇠북소리’ 일부


‘섬억새 겨울나기’로 신춘문예의 벽을 넘고, 최근에 두 번째 시집 『오래된 숯가마』를 세상에 내놓은 시인.
여기서 ‘쇠북’은 ‘종’이다.
시인은 왜 ‘종소리’라고 하면 될 것을 굳이 ‘쇠북소리’라고 했을까. 아마 ‘둥그런 수평선의 큰 북 같은 노을 앞에’ 섬을 치는 파도소리를 ‘종’이라고 했으면 시의 맛이 반감됐을 것임에 틀림없다. ‘쇠북’이라고 하는 순간, 마라도도 작고, 시인도 작고 시만 홀로 크다. 그리고 시인은 내방객들에게 북채를 쥐어 준다. 혹, 마라도에 이르시거든 홍성운표 고집에 취해 고수가 되어 섬이나 실컷 쳐 보시게나. 아니면, 가만히 귀명창이 되시든가. 아, 마라도 쇠북소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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