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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열의 '곶자왈 동백'
오승철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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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12.16  17:3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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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여는 제주아침(17)


뾰족한 날엔 동백의 숲으로 가자
사위 하얗게 덮여도

활엽의 푸르른 것들이
싱그럽게 살아 숨 쉬는 곶자왈

번잡한 마음일랑 먼물깍에 씻고
어린 콩짜개난들이 인사하는 숲에 들어
하얀 눈길 걷다보면
상처 입은 노루의 핏자국 같은
동백의 마음을 읽게 될지니

잠시 몸을 낮추고 들여다보면

붉은 그 마음 거기 있으리니
꽃의 혓바닥에 입맞춤하시라
한때 꽃이고 싶었고
언젠가 이렇게 지고 싶었다는 말은
가만 가슴에 묻으시라

- 김수열의 ‘곶자왈 동백’ 일부


어렸을 때 어른들은'사려니‘ 너머를 '고지'라 했다. 그 말은 숲을 뜻하는 것으로 고지 즉 ’곶‘에 가시덤불을 뜻하는 자왈이 만나 ’곶자왈‘이란 말이 나온 것 같다.
시인은 뾰족해진 날도, 파도처럼 마음 들락퀴는 그리움의 날도 '먼물깍'에 씻으라한다. 그래야 노루의 핏자국 같은 동백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고 한다. 한때 꽃이고 싶었고/언젠가 이렇게 지고 싶었다는 말은/가만 가슴에 묻으시라.
선흘리 동백동산 눈발 속을 휘이 돌아 나오는 시인의 휘파람에 ‘노루의 핏자국'이 아닌'그리움의 핏자국'이 번진다. 안 그런가, 시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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