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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굿 의자마을’
오승철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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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12.18  17:5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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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빼미 숲 까마귀가 가오가오 보채는 길
 

 

놀멍 쉬멍 올레 따라 천 개 의자 놓여 있다
 

 

섰다판 아홉 끗 같은 미망 다 털어낸 듯
 

 

옹두리 선 관절마다 류머티즘 앓는 폭낭
 

 

배낭이 짓누르는 여정 그 아래 잠시 풀면
 

 

한 생의 절정을 맞는 은발 억새 눈부시다
 

 

가늠 못할 내 길에도 저런 의자 놓였을까
 

 

바람에 등을 밀려 내달리는 구름 너머
 

 

오름에 걸터앉은 해가 귤빛으로 익어간다
 

 


 

 

-임채성의 ‘아홉굿 의자마을’ 전문
 

 


 

 

‘낙천리’ 는 ‘아홉굿 마을’로 더 잘 알려진 곳이다.
 

 

과거 이 마을에선 샘을 ‘굿’이라고 했나보다. 자그만 산마을에 빈 의자들의 기다림만 적요하다.
 

 

시인의 발길도 어쩌다 이 의자들의 부름을 외면할 수가 없었나보다.
 

 

까마귀가 가오가오 보채는 길을 따라 들어가면
 

 

간혹 의자가 말을 걸어온다.
 

 

‘서 있는 사람은 오시오 나는 빈 의자’
 

 

‘왜 사냐고 묻거든 앉지요’
 

 

그래, 인생이 별건가. 의자에 한 번 앉았다 가는 거지.
 

 

시인아, 아홉굿 마을에선 ‘섰다판 아홉 끗’을 연상해도 불경스럽지 않다.
 

 

나도 그랬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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