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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의 '애월우체국'
오승철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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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12.25  17:3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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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여는 제주아침(22)


모처럼 큰애네로 보내는
갯마을 선어 한 상자

모처럼 작은애에게 보내는
아무렇게나 먹기 좋은 귤 한 상자

술 마실 시간은 많았는데
대화를 나눌 시간은 그렇게 없었네
그냥저냥 챙겨 사는 것들이
미안하고, 고맙다.

“할아버지, 참 자상하시네요”
사무원 아가씨 건네는 믹서커피

그렇게 부끄러운 커피는 세상에 처음이었다.
참, 늦게야 애비마음
애월우체국 소인을 찍고 간다.

-김종호의 ‘애월우체국’ 일부

애월 어느 바닷가.
파도가 밀어올린 것 같은 허름한 집 한 채.
거기서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김창집 작가가 바로 이 작품을 낭송하고 있었다.
시인의 시집 ‘소실점’ 나왔다는 소식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원근 각지에서 지인들이 몰려든 자리였다.
‘술 마실 시간은 많았는데’ 라는 대목에 이르러 지인들도, 애월바다도 먹먹해진 밤이었다.
이 시를 해설하면 그 자체가 사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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