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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칠환의 '제주기행1'
오승철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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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1.16  18:3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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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여는 제주아침(34)

주상절리 입구에서
소라와 해삼을 팔고 있는
해녀 할머니는

주상절리에서 나서 주상절리로 시집와서
이마에 주상절리가 새겨지도록
물질을 해왔다고 젊은 날 당신과 할아버지 두 섬 사이에도
만경창파가 일었지만
이제는 갈수록 잔잔해진다고
오남매 자식들 뭍으로 공부시키고
손주들 용돈 주려고
소라와 해삼을 판다고
팔다가 남으면 도로
바다에 넣었다가 건져온다고
불거진 손매듭이 뿔소라 같은
파도에 지문이 씻겨간 두 손을
꼬옥 잡아드리며 나, 중얼거렸네
오 년 전 돌아가신 어머니가 왜 이리 많을까

-반칠환의 ‘제주기행1’ 모두

반칠환 시인의 시편들은 한결같이 웃음이 묻어난다.
그는 슬픔이 어떻게 웃음으로 표현되어 지는지를 잘 보여주는 시인이다.
그의 작품은 쉽고 크고 그러면서도 가히 촌철살인 적이다.
가령 그의 ‘웃음의 힘’이라는 시를 보자.
넝쿨장미가 담을 넘고 있다/ 현행범이다/ 활짝 웃는다/ 아무도 잡을 생각 않고 따라 웃는다/ 왜 꽃의 월담은 죄가 아닌가?
‘주상절리’를 자맥질 하며 살아온 해녀 할머니의 주름살과 비유하는 저 능청, 저 거침없는 상상력을 누가 막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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