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
오피니언시로여는제주아침
박진형의 '점에 대하여'
오승철  |  시인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4.01.20  18:57:14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시로 여는 제주아침(36)

비루먹은 조랑말 빼고
우짖던 서리까마귀도 빼고
한쪽으로만 허리 휜 소나무도 빼고

예까지 따라 온 구부정 길도 빼고
아무렇게나 펄럭이던 청춘도 빼고
밤새 으르렁거리던 파도도 빼고
덧니 고운 애인도 빼고
눈물로 동여맨 추억도 빼고
절망한 자살바위도 빼고
노란 제주바다만 남겼다

적막 견딜 수 없어
검은 점 하나 찍어 두었다
그 속에 너를 숨겨 두었다

-박진형의 ‘점에 대하여’ 모두

십여 년 전, 대구의 어느 문학 모임에서 시인을 만난 적 있다.
시인은 제주로 오면서 얼굴의 점을 빼듯, 조랑말도, 서리까마귀도, 청춘도, 애인도, 자살바위도 다 빼냈다. 이제 마지막으로 제주바다와 마주했다.
시인아 적막을 견디려고 제주에 왔다면 큰 오산이다.
간간이 제주바다가 말처럼 들락퀴는 것은 적막 앞에 속수무책이기 때문이다. 이쯤에서 한 번 묻는다. 그래, 노란 바다에 점 하나 찍고 그 안에 그리움을 감추니 홀가분해지셨는지요?
 


< 저작권자 © 제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신문사소개고충처리인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63113)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도공로 9-1(도두일동)  |  대표전화 : 064)744-7220  |  팩스 : 064)744-7226
법인명: ㈜제주신문  |  정기간행물ㆍ등록번호 : 제주 아 01014   |  등록일 : 2007년 2월 12일  |  대표이사/발행인/편집인 : 부임춘
청소년보호책임자 : 부임춘
Copyright 2011 제주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jejupress@jejupres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