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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상의 '빙하의 포구'
오승철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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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1.26  18: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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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여는 제주아침(39)
  
어판장은 새벽의 무게를 달지 못한 채

저울에 흔들리고 있다
아낙들의 외침은 바짝 엎드려 있고
어부들은 찢긴 깃발을 바라보고 있다
새 한 마리 뱃머리에 앉는다
한때 만선의 깃발을 쫒던 새떼들
현해탄으로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속아가미 드러낸 폐선은
털게들이 점령해 있다
만조에 배가 옆질한다
누군가 그어놓은 줄에 목매인 삶들
선미(船尾)의 밧줄은
막연히 내일을 당기고 있다

- 송상의 ‘빙하의 포구’ 모두

어느 마을의 포구일까.
누구에게나 젊음이 있었고, 어느 배나 만선의 깃발을 흔들어본 경험이 있었을 테다.
그러나, 지금 이 배는 세상에서 제 몫을 다하고 한 발자국 물러나 있다. 한때 만선의 깃발을 쫒던 새들도, ‘재팬드림’을 꿈꾸던 사람들도 모두 현해탄을 건너가 돌아오질 않는다.
만조에 배가 옆질을 하기도 하지만, 몸은 가위눌리듯 옴짝달싹을 할 수가 없다. 그래서 빙하의 포구인 것이다. 이 대목에서 시인은 말한다. 모두가 절망이라고 말할 때 내일을 당기는 희망의 밧줄은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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