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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봉택의 '이월에 내리는 눈'
오승철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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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2.09  18:5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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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여는 제주아침(46)


이월에 떠나는 눈
새이로 다시 눈은 나리는 데

얼마른 올래 지나 먼 길 떠나 온
섬 하나.
섬 그늘로 눈이 나려
세상 더 따사한 눈길
하얀 길을 따라
이승으로 나들이 온 그대 손잡고
바다를 건너면.
꿈꾸는 섬 너머 들리는
초승달 빛으로
돌담 넘어 쌓이는
꼬박이 그리움
항해일지 우로
이월의 눈이 다시 나리고 있어

-‘윤봉택의 ’이월에 내리는 눈‘ 모두

제주에선 눈이 ‘묻는다’ 하고 육지에선 ‘쌓인다’고 한다.
벌써 입춘이 지났는데 이번 겨울엔 눈 한 번 묻은 것을 못 봤다.
이 시는 몇 해 전 겨울이야기인가 보다. 시인은 ‘얼다가 마르다가’를 반복하는 얼마른 올래  너머 먼 길을 떠나온 섬 하나와 만난다. 그 섬에 눈이 내리면 그대도 아름다운 발자국이 묻은 이승으로 오지 않으면 못 배길 것이다. 겨울이 와도 겨울이 온 것 같지 않게 따뜻한 이 겨울, 혹 눈이 내리면 시인아, 그리움의 항해일지를 잠시 멈추시라. 어차피 인생이란 세상을 떠도는 눈송이가 아니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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