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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숙의 '가시낭꽃 바다'
오승철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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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2.10  18: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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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여는 제주아침(47)


휴대폰 안 걸리라, 등도 안보이리라
자투리 시간들이 켜켜이 말아 올리는

저 험한 그리움 끝에 오의사 각시는 있다

그랬다, 그녀는 진맥 한 번 받았을 뿐
그날부터 더 큰 열병 속수무책 감당할 뿐
저 혼자 겸상 차렸다 황급히 물려갈 뿐

왜 하필 우리 집에 건너와 살았을까
소문에 뜬 오의사각시 왜 벼슬처럼 받았을까
오늘밤 돋보기안경, 쇄빙선을 띄운다

- 김윤숙의 ‘가시낭꽃 바다’ 일부

바다만 하얗게 피어나는 것은 아니다.

5월 들녘만 가시낭꽃이 부서지는 것이 아니다.
‘오의사각시’도, 시인의 가슴도 가시낭꽃으로
부서지는 시간이다. 사랑이란 그런 것이다.
어쩌다 오의사로부터 진맥 한 번 받은 그 인연이
그녀로 하여금 평생 큰 열병에 걸리게 했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주변에서 우수개로 ‘오의사각시’란 별명만 붙여줘도 그것을
벼슬처럼 받아드는 순수함이 행복인 것이다. 시인아 지금 바다에 그리움의 가시낭꽃 피었는지 문밖을 나서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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